[체험기] ‘아이폰 통화 녹음’ 지원하는 SKT 에이닷… 통화 품질 양호하지만 인식 정확도는 아쉬워
SK텔레콤이 지난 24일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에 아이폰 통화 녹음 기능을 도입했다. 이날 오전 에이닷은 곧바로 한국 앱스토어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아이폰 통화 녹음 기능은 아이폰 사용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녹음으로 통화 내용을 추후에 복기할 수 있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와 달리, 아이폰은 녹음 기능이 없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해왔다.
기자는 아이폰이 통화 녹음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한 달에 1만6000원 상당의 요금을 내며 3년간 유료 앱인 ‘스위치’를 썼다.하지만 통화 품질이 좋지 않았고 소리가 늦게 전달되는 현상이 아쉬웠다. 비싼 월 구독료도 부담스러웠다. 지난 이틀 간 아이폰14로 에이닷의 아이폰 통화 녹음 기능을 직접 사용해봤다.
에이닷은 일반 통화와 다르지 않은 준수한 품질을 보여줬다. 대화 내용을 한 줄로 즉시 요약해 주는 기능도 유용했다. 다만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음성 인식의 정확도가 다소 낮은 점은 아쉬웠다.
◇ 통화 품질 뛰어나고 요약 기능도 편리
에이닷의 아이폰 통화 녹음 기능은 SK텔레콤 이용자라면 간단한 설정으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에이닷 앱을 설치하고 휴대전화나 주민등록번호 등 몇가지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수신 통화 시 자동으로 녹음 기능이 활성화된다. 스위치 등 기존 아이폰 통화 녹음 앱은 걸려오는 전화를 녹음할 때는 070번호로 착신 전환을 해야 해 불편했는데 에이닷 앱은 설치하는 것만으로 착신 때도 통화 녹음 기능을 즉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싶을 때는 에이닷 앱을 켜고 번호를 직접 입력해서 걸면 된다. 기기에 저장된 연락처와 연동돼 있어, 통화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쉽게 검색하고 찾아 곧바로 전화를 걸면 된다.
통화 품질은 일반 통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준수했다. 외부 소음이 있는 카페에서 에이닷을 이용해 통화를 해봤다. 휴대폰을 얼굴에 맞대고 통화할 때나 스피커폰과 블루투스 이어폰인 에어팟으로 통화할 때 모두 상대방은 “또렷하게 잘 들린다”고 했다.
에이닷의 아이폰 통화 녹음 기능을 사용할 때는 말이 늦게 전달되는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다양한 편의 기능도 장점이다. 에이닷은 통화를 마치고 나면 통화 내용을 즉시 한줄로 요약해 주는 기능이 있다. 에이닷 성능 테스트를 위해 지인과 3분가량 통화를 진행하면서 ‘일반 전화와 비교했을 때 음질이 어떤지’ ‘에어팟 착용 상태인데 잘 들리는지’ 등을 묻자 통화 후 ‘OOO과 음질 테스트 대화’라는 이름이 녹음본에 붙었다. 에이닷은 스위치와 달리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한 눈에 확인 할 수 있어 편리했다. AI가 녹음 내용을 토대로 다시 상기할 만한 중요한 통화를 추천해주거나 대화 중에 나온 연락처와 계좌번호를 저장 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 음성 인식 정확도·텍스트 변환 기능은 아쉬워
에이닷의 음성 인식과 텍스트 변환 기능은 아쉬웠다. 테스트를 위해 통화를 진행했는데, ‘김기자’라는 단어는 ‘김유자’로, ‘아까’라는 단어는 ‘사카’라고 변환되는 등 인식 정확도가 낮은 경우가 있었다. 음성 인식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추후 대화 내용을 읽어볼 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어 다시 음성 파일을 들어야 해 번거롭다. 회사 측은 ‘AI 정확도 높이기’ 기능으로 상대방과 자주 통화하는 분야와 단어 등을 설정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보완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닷은 착신 전화 시 부재중 문자를 전송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아이폰에 전화가 걸려왔을 때 받을 수 없는 상황이면 ‘회의 중입니다’ 등의 문자를 상대에게 전송하는 기능을 자주 이용했는데, 에이닷을 설치한 이후에는 이 기능을 활성화하는 버튼이 표시되지 않았다.
에이닷에서 로그아웃 하면 이전에 있었던 텍스트 저장본을 열람할 수 없는 점도 불편하다. iOS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어쩔 수 없이 로그아웃을 해야 하는 사용자들은 통화 텍스트 기록이 모두 사라져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단 통화 녹음 자체는 저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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