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PADO]
이스라엘군은 26일 현재 가자 지구에 대해 "다음 단계의 전투의 준비 일환으로" 탱크 등을 동원한 제한적인 지상작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구밀도가 홍콩, 도쿄에 버금가며 500km나 되는 지하터널망을 가지고 있는 가자 지구에 대해 아직은 전면적인 지상전을 주저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만, 물자 반입을 차단하는 봉쇄와 공습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봉쇄와 공습은 전투인원과 비전투인원(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해칠 가능성이 높아 오래 지속되는 경우 민간인 피해가 너무 커져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해 하마스 전사들만 색출해 제거하는 방법을 택해야 할텐데, 가자 지구의 촘촘한 건물들과 긴 지하터널이 지상전 개시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가자 지구의 보건당국은 26일 현재 가자 지구의 사망자가 7028명에 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충분한 준비 없이 격앙된 분위기에서 지상전을 감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인데, 참고로 미국이 9/11의 기습공격에 격앙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지상군을 전격 투입한 이후 엄청난 인적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미국 브라운대가 발표한 '전쟁의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총 사망자가 민간인 포함 약 90만명, 전쟁난민과 피란민은 약 3800만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권력서열 3위인 미 하원의장에 대표적 '친트럼프' 인사로 알려진 마이크 존슨 의원이 선출되었습니다. 미국 상원 의장은 부통령이 겸직합니다. 하원 의장이 사실상 우리의 국회의장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존슨 의장은 이스라엘 지원에는 적극적이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에는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존슨 하원의장의 선출, 그리고 1년 뒤에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에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참호전에 치중하면서 교착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과 젤렌스키는 정치지도자로서의 위신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쉽게 정전에 합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참고로 한국전쟁은 스탈린의 사망(1953년 3월 5일) 이후 휴전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타결(휴전협정 체결은 1953년 7월 27일)되었습니다.
미국의 3사분기 경제성장률이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4.9%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사분기 성장률인 2.1%에서 급상승했습니다. 계속된 이자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증가와 임금상승에 힘을 입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본의 '엔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엔화는 지난 1년간 가장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26일 현재 '1달러=150.70엔'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일본의 수출경쟁력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수요는 약화되어 당분간 일본 경제는 수출이 이끌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1985년 플라자합의에 의해 엔화 평가절상 이후 멈춰버린 일본경제가 '엔저'에 의해 다시 활기를 얻게 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친강 외교부장에 이어 이번에는 리상푸 국방부장이 해임되었습니다. 리 부장은 지난 8월 29일에 북경에서 개최된 국제회의에 출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리 부장이 국방부장 취임 전 국방 조달부문에서 일했는데, 조달과 연관된 수뢰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아끼는 로켓군에서 지난 7월말 사령관을 포함한 최고위급 2명이 동시에 경질되었습니다. 또 로켓군의 초대 사령관인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도 조사를 받고 있다는 외신의 관측도 있습니다. 이번에 해임된 리상푸 부장도 주로 우주와 로켓 부문에서 일해온 로켓군 사람이라 볼 수 있습니다. 7월말부터 로켓군쪽의 최고위 3명이 해임되었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입니다. 또 흥미로운 점은 친강이나 리상푸 모두 시진핑이 발탁한 인사였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1강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시진핑에 대해 공산당내 반대세력이 불만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시진핑의 발탁인사들이 실각하게 된 것은 아닌가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시진핑 주석이 자신이 발탁한 인사라고 하더라도 행동에 어긋남이 보이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정부와 당에 보내려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관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고위직의 실각은 시진핑 3기 정권의 동요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시진핑의 정치적 경쟁자였고 경제정책에서도 처음부터 대립해왔던 것으로 알려진 리커창 전 총리가 심장병으로 사망했습니다. 향년 68세입니다. 리커창은 분배와 사회주의를 중시하는 시진핑에 맞서 성장과 시장경제를 중시하였는데, 경제적 불안이 팽배한 현 중국 상황에서 리커창에 대한 추모열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 당국은 리커창의 장례식 엄수때까지 검열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이 내년 2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서 집권당 후보의 런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에 출마할 길이 열렸습니다. 장기집권의 전통이 강한 인도네시아에서 조코위 가문의 장기집권이 예상됩니다.
조코위의 장남은 36세로 대통령과 부통령 출마자격인 40세 나이 제한(선거법)에 걸렸는데, 후보 등록 마감일 직전에 헌법재판소가 "선거에서 이겨 공직을 맡았던 사람은 40세 제한에서 면제된다"고 판시해 출마의 길을 열어줬고, 집권당 후보인 현 국방장관 프라보워는 조코위의 장남 기브란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습니다.
헌법재판소 소장은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 즉 기브란의 고모부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주간지 템포는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자신이나 자신의 친척과 관련된 사건을 맡을 수 없다는 인도네시아 사법권한법 17조를 인용하면서 이번 판결을 비판하고 있습니다만, 인도네시아 현 상황을 볼 때 받아들여질 것 같지 않습니다. 현재로서는 2월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안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럴 경우 결선투표는 6월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집권당의 프라보워 대통령 후보와 기브란 부통령 후보가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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