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 등장하기 전엔 ‘포스트 양현종’이었는데…KIA가 긁지 않은 ‘23세 좌완 복권’의 ‘캔버라 드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의리가 등장하기 전엔 포스트 양현종이었다. 그러나 후배들에게 타이틀을 물려줘야 할 정도로 안 풀린다. 급기야 호주 유학을 떠난다.
KIA 타이거즈 마운드는 좌완왕국이다. 토종 선발진 3인방(양현종, 이의리, 윤영철) 모두 좌완이다. 불펜에도 기존 원 포인트 요원 이준영 외에 최지민이라는 특급 불펜을 육성했다. 팔 높이가 다른 잠수함 김대유와 곽도규 역시 좌완이다.
여기서 잊힌 좌완 한 명이 있다. 무려 2019년 1차 지명자 김기훈.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화려하게 입단했고, 포스트 양현종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의 기대주였다. 그러나 생각만큼 확 튀어오르지 못한다. 1군 통산 75경기서 5승10패1홀드 평균자책점 5.10.
입단 후 2년간 자리잡지 못하자 과감하게 상무에 지원했다. 군 복무부터 해결했고, 2022시즌 막판 1군에 불펜으로 가세해 깜짝 활약을 펼쳤다. 5경기서 아무런 기록 없이 평균자책점 1.04. 고질적 문제이던 제구 기복이 없었다,
상무에서 투구 폼까지 수정한 승부수가 통하는 듯했다. 아니었다. 5경기는 역시 부족한 표본이었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좋았던 투구밸런스를 잃으면서 시즌 내내 커맨드가 오락가락했다.
29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4.60. 5선발경쟁서 일찌감치 신인 윤영철에게 밀렸고, 불펜에선 최지민과 임기영의 등장으로 또 밀렸다. 2군에서 다시 준비한 뒤 1군에 복귀했지만, 역시 투구내용에 일관성이 조금 떨어졌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3.9km. 2020시즌 139.2km서 확연히 올라갔으나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케이스다. 좌완인 걸 감안하면 스피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결국 커맨드와 변화구 품질이 화두다.
KIA는 지난 27일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 5명의 선수를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질롱코리아가 리그에서 사라지면서 대안을 모색한 결과, 심재학 단장이 직접 캔버라를 상대로 담판을 지었다. 이 명단에 포함된 선수 중 한 명이 김기훈이다.
구단의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여전히 김기훈이 1군 주축투수로 성장할 때까지 인내할 필요가 있다. 이미 1군에서 포스트 양현종 1~2순위로 자리잡은 이의리, 윤영철보다 선배다. 그러나 김기훈도 아직 23세다.
사실 KIA의 2024시즌 선발진과 불펜진은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인다. 김기훈이 어디에 어떻게 파고 들지 모르지만, 이 정도의 스피드와 잠재력이라면 어떻게든 주요 투수로 성장시키는 게 맞다. 불과 1년 전 최지민이 호주 유학을 통해 야구인생이 달라졌다. 이번엔 김기훈 차례다. 호주 유학을 통해 많이 느끼고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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