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러너에 울컥” 기안84 마라톤 완주 “내년 서브4 도전”(나혼산)[어제TV]
[뉴스엔 서유나 기자]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체력적 한계에도 시각장애인 마라토너에 자극받아 완주를 해냈다.
10월 27일 방송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 518회에서는 기안84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가 이어졌다.
두 달간 준비한 마라톤 풀코스를 뛰게 된 기안84는 만반의 채비를 하고 완주를 목표로 달리기 시작했지만, 오르막 코스에 완전히 지쳐갔다. 사실 기안84가 출전한 마라톤이 고수들에게도 힘든 대회였던 것. 주륵주륵 흐르는 땀에 급수대가 나올 때마다 무턱대고 물을 들이켠 기안84는 급기야 복통을 호소했다.
그래도 꾹 참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린 기안84는 2시간 1분 만에 중간 지점을 돌파했다. 다행히 여기부턴 평탄한 평지 코스. 하지만 오르막에서 많은 체력을 소진한 기안84는 안색이 좋지 못했고 이후 인터뷰에서 "20㎞ 넘어가서부터 퍼지더라. 연습 때 20㎞부터 쓰러졌다. 제가 보기엔 제 체력이 딱 하프에 맞다"고 토로했다. 기안84는 눈에 띄게 자세가 무너진 모습이었다.
결국 기안84는 두 번째 반환점을 코 앞에 둔 27㎞ 지점에서 주저앉았다가 쓰러지기까지 했다. 페이스메이커들은 곧바로 응급처치를 해주고 부축을 해줬으나 기안84는 좀처럼 일어서지 못했다. 기안84는 시간 단축을 포기하고 자신을 기다려준 페이스메이커들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내보기도 했지만 멀리 가지 못하고 다시 털썩 바닥에 쓰러졌다. 길은 기안84의 땀으로 흠뻑 젖었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선 기안84. 이는 우연히 목격한 한 참가자 때문이었다. 기안84는 자신의 앞에 가던 "할아버지가 시각장애인"이었다며 "시각장애인 할아버지가 봉사하는 분의 끈을 잡고 뛰는데 그때 조금 울컥하더라. 그래서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항상 포기가 빠르다. 그분들이 없었으면 택시 한 20번을 불렀다. 벌써 지금 과천으로 쐈을 텐데. 어르신들 보니까 그냥 뛰었던 것 같다"고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를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코드쿤스트와 전현무는 "존경스럽다", "저분도 뛰면 안 뛸 수 없지"라며 기안84의 마음을 이해했고, 기안84는 "그거 보는데 눈물이 고인 것 같다. 다행히 땀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어서 나의 체면은 지켰다"고 너스레 떨었다.
30㎞부터 극심한 발목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기안84는 몇번이고 한계를 맞닥뜨렸다. 그때마다 기안84를 향한 응원이 쏟아졌고 기안84는 리액션을 할 힘이 없는 상황에도 손을 살짝씩 들어가며 화답했다. 기안84는 당시 자신의 상황이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가야 할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기안84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사이 앞서 기안84에게 힘을 준 시각장애인 참가자가 풀코스 완주를 해냈고, 머지않아 기안84도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완주선에 접근했다. 기안84는 시민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달리는 동안 처음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기안84는 4시간 47분 08초 기록을 세우며 5시간 이내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박나래는 "한편의 드라마"라며 감탄했다.
기안84는 완주 후 혼이 나간 상태에서도 응원해준 시민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크게 인사했다. 이어 코드쿤스트가 보고 "안에 대상있는 거 아냐?"라고 농담한 완주 기념품을 수령했다.
기안84는 그뒤 신발을 벗어던지고 드러누웠지만 쉽게 가시지 않는 고통에 병원행을 결심했다. 그러면서도 기안84는 "해 보니까 욕심이 생긴다. 서브4 4시간 안에 들어가는 거 내년에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장우 데리고 뛰려 한다"고 결심을 해 눈길을 끌었다.
완주 기념품 봉지에서 메달을 꺼내 기분 좋게 셀프 메달 수여하는 기안84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다른 참가자들 보면 나 혼자 요란 떠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뿌듯하다. 남들이 '너 잘했어'라고 칭찬하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가 자신에게 '해냈다. 포기하지 않았다. 지지 않았다'고 칭찬하는 느낌. 나 자신에겐 자부심이 된 것 같다"고 뭉클한 소감을 남겼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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