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작전 확대, 지상전 시작은 아냐”…요르단은 “지상전 개시”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이 27일(현지시간) 오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가했다. 이번 공격으로 하마스의 본거지가 있는 가자지구 북부(가자시티) 곳곳에 폭발음이 울려퍼지고, 처음으로 인터넷과 통신이 모두 마비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 본격 개시 여부가 큰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지상군이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확대 중”이라는 짤막한 발표만 내놓은 반면, 인접국 요르단 외무 장관은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BBC와 미국 CNN,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공중 폭격과 포격, 탱크 사격 등을 퍼부었다”며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수준의 공격이 장시간에 걸쳐 지속됐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소장)은 공격이 벌어진 직후인 이날 밤 기자 회견을 열고 “오늘 밤 지상군이 가자지구 내 작전을 확대하고 공격을 매우 의미있는 정도로 강화하고 있다”며 “가자지구와 주변을 계속 공격할 계획이니 주민들은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례적으로 강력한 공격에 대해 “공군이 가자지구내 지하 목표물을 겨냥해 타격하고 있다”며 “이번 지상작전 확대가 공식적인 가자지구내 지상전 개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격으로 가자지구는 통신 인프라가 상당 부분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팔레스타인 통신업체 파텔의 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가자지구 내의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완전히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전역에서 통신과 대부분의 인터넷 연결이 끊겼다”며 “이스라엘군이 공중과 육상, 해상에서 유혈 보복을 자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지상군 진입에 앞서 하마스의 지휘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리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가리 소장은 또 별도 기자 회견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시파(Shifa) 병원에 대한 공습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이 병원 건물과 그 지하에 하마스가 대규모의 지휘 통제 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병원 병동은 지하 터널로 연결되어 있고, 하마스는 이를 이용해 시파 병원과 가자 지구의 다른 병원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테러 활동과 로켓 발사를 지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일 기습 공격 이후 수백명의 테러리스트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는 구체적 증거를 갖고 있다”며 “의료 시설이 테러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면 국제법에 따라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하마스는 이날 낮부터 산하 무장 조직 알카삼 여단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재개했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와 이스라엘 남부에 수백발의 로켓이 날아왔고, 이중 한 발이 ‘아이언 돔’ 방공 체계의 요격을 피해 텔아비브의 한 아파트에 떨어져 4명이 부상했다. 또 텔아비브 남부의 해안 도시 아시도드에도 두 발의 로켓이 떨어졌으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요르단 외무장관 아이만 사파디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지상전을 시작했다”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의 결과는 앞으로 수년간 엄청난 규모의 인도주의적 재앙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고문 마크 레게브도 미국 폭스뉴스에 ”우리는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오늘 밤 되갚음을 시작할 것이고, 하마스는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아직 지상전 개시 선언을 하지 않았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지상군의 활동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군의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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