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분양가에 청약 포기 속속...경쟁률 한 자릿수 뚝
[앵커]
올해 고공 행진했던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높은 분양가 부담에 고금리 상황까지 겹치면서 최근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청약 포기도 속속 나오고 있고, 일부 지역은 경쟁률이 한 자릿수대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내년 말 입주 예정인 서울 구로구에 있는 아파트 단지 공사 현장입니다.
지난달 25대 1의 높은 1순위 청약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최근 공급 물량 40%에 달하는 70여 가구가 대거 계약을 포기했습니다.
전용면적 84㎡ 최고 분양가가 10억 원대로 인근 시세보다 높은 가격이 이유로 꼽혔습니다.
[익명 / 공인중개사 : 많이 높게 책정돼 있죠.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1억 원에서 2억 원까지도 높게 책정돼 있다고 보시면 돼요.]
최근 흥행을 이어가던 경기 광명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전용면적 84㎡ 최고 분양가가 12억 원에 이르는 다소 비싼 분양가에 평균 경쟁률은 한 자릿수인 5.5대 1에 그쳤습니다.
높은 분양가에도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온 수도권 아파트 청약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겁니다.
[익명 / 직장인 : 모은 돈이랑 대출을 생각하면 선뜻 (청약을) 넣는 게 쉽지가 않아서 이런 데도 막 분양가가 10억 원이고 이러면 청약을 안 넣었던 것 같아요. 10억 원이면 청년들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은 아닌 것 같아요.]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었던 이른바 '로또 청약' 장점이 사라진 데다 대출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청약 수요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김웅식 /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 : 여전한 고금리 기조와 분양가 상승 피로감 등이 맞물리면서 최근 수요자들이 분양가를 신중하게 따지는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특히 경쟁력이 있는 단지만 살아남는다는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수도권 집값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오늘이 가장 싸다는 인식에 다소 과열됐던 청약 열기가 고금리 속에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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