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與 혁신위..."공천 쇄신 수용이 성패 열쇠"
[앵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국민의힘을 쇄신하기 위한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닻을 올리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체질을 바꾸고 반전을 모색하려는 여당 혁신의 성패는 공천권을 쥔 지도부와 당내 주류의 혁신안 수용 여부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민의힘 쇄신의 방향타를 잡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강한 의지는 이 한마디에 담겼습니다.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지난 23일) : 듣고 변하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합니다. 배우자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혁신위에는 서울 지역구 박성중 의원과 김경진, 오신환 전 의원을 비롯해 지역별로 당내 인사들을 두루 안배했고,
당 밖에선 학계와 의료계, 문화계는 물론, 대학생까지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체 12명 가운데 여성이 7명, 40대 이하 청년이 8명입니다.
인선에서부터 수도권과 여성·청년층을 공략하는 쇄신 방향이 반영된 건데, 당내에선 기대하는 분위기가 적잖습니다.
[배준영 /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어제 /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 젊은 세대라든지 중도라든지 호남에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보완할 수 있는 전체적인 인선이었고요.]
한편으론 정부와 여당에 쓴소리할 '비윤계'가 없다는 것에 우려도 나옵니다.
[허은아 / 국민의힘 의원 (그제 /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당에) 그렇게 쓴소리를 한 사람이 없었던 게 아니지 않습니까? 좀 구색 맞추기가 있다는 게 저는 좀 우려됩니다.]
기대가 엇갈리는 건, 실질적 쇄신으로 이어진 혁신위가 지금까진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례를 보면, 지난해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는 이준석 전 대표가 징계로 물러나며 흐지부지됐고,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는 대의원 권한 축소를 놓고 비명계 반발을 사더니, '노인 폄하' 설화 등으로 조기 퇴진했습니다.
물론 성공 사례도 있습니다.
2005년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의 '홍준표 혁신위'는 박근혜 대표에게 전권을 받아 당내 반발을 뚫고 공천에 '일반 국민 의사 50%'를 반영하는 혁신안을 관철했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지는 보수정당의 경선 원칙입니다.
[홍준표 / 당시 한나라당 혁신위원장 (2005년 11월) : 이성적 토론을 통해 합리적 결정에 이른 것은 당 발전을 위해서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고 봅니다.]
야권에선 2015년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재보선 원인 제공 시 무공천 원칙' 등을 제시하자 문재인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여, 총선과 대선 승리의 발판을 놨습니다.
[김상곤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2015년 9월) : 막말과 해당 행위자, 분열과 불신을 조장하는 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고 당은 관용 없는 결단을….]
당 지도부의 전권 부여, 유불리를 따지지 않은 혁신안 수용으로 가능했단 평가를 받습니다.
일단 김기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지난 23일) :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가지고 자율적, 독립적인 판단을 하게 될 것입니다.]
총선까지 반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큰 과제는 '공천 혁신',
하지만 공천 권한을 가진 지도부가 조만간 출범시킬 총선기획단도 선거 전략과 공천 규칙을 다룰 거란 점에서, 혁신위 제안을 놓고 부딪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내 주류나 중진 의원들이 쇄신 대상으로 지목될 경우 예상되는 반발도 넘어야 할 산입니다.
국민의힘이 '인요한 혁신위'를 서둘러 띄운 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커지는 위기감을 극복하는 게 그만큼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효성 있는 혁신안을 내놓을지, 김기현 지도부가 이를 과감하게 받아들일지가 앞으로 두 달 혁신위 활동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이은경
그래픽 : 홍명화
YTN 조성호 (cho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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