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동차 3사 'EV콘셉트카' 대방출...中 BYD '시판 전기차'로 올킬
일본 완성차 업계 전기차 추격전 시동
렉서스 1회 충전 1000km 주행 콘셉트카 공개
이번 전시 첫 참가 中BYD, 판매 차량으로 격차 입증
[파이낸셜뉴스] 세계 3대 모터쇼인 재팬 모빌리티쇼(옛 도쿄 모터쇼)에서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기차 지각생'으로 불려온 이들 일본 완성차들이 테슬라 추격에 본격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6일 일본 도쿄 고토구 도쿄국제전시장(빅사이트)에서 개막한 재팬 모빌리티쇼에서 도요타는 내부 공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목적기반차량(PBV) '가요이바코', 고객이 제작에 참여하는 트럭 'IMV 0',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FT-3e' 등을 공개했다.
렉서스는 30분 만에 100% 충전해 1000㎞를 달리는 'LF-ZC'(2026년 생산 예정)를 처음 선보였다. 4년 전, 직전 도쿄모터쇼에서 각종 미래형 이동수단들만 전시한 채 '차 없는 부스'를 표방했던 도요타가 이번엔 생산을 목표로 하는 전기차 콘셉트카들을 대거 방출한 것이다.
취임 이후 첫 도쿄모터쇼 무대에 오른 사토 고지 사장은 "진짜 자동차 제조사만이 만들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겠다"며 IT기업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테슬라에 견제구를 던졌다.
특히, 렉서스 콘셉트카 LF-ZC는 도요타그룹의 야심작이다. 주행거리가 현재의 2배 수준인 1000㎞에 달하고, 운전자가 자각하지 못하는 선호도를 식별할 수 있는 첨단 인공지능(AI)를 탑재했다고 도요타는 전했다. 도요타의 사이먼 험프리스 최고 브랜딩책임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핵심은 더 작고 효율적이면서 더 많은 전력과 주행 거리를 가진 배터리를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부품을 최소화하고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실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불연성 고체인 배터리를 말한다. 에너지 밀도가 같은 크기의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2배 높아 그만큼 주행 거리가 길다. 충격을 받더라도 전해질이 흘러나오지 않고, 분리막 역할까지 해 열 폭주를 막아 화재 위험을 방지한다. 도요타는 지난 7월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여겨지는 전고체 배터리 탑재 차량을 2028년까지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혼다는 해방·확장의 의미를 담아 자율주행차 크루즈 오리진, 항공기 혼다 제트 , 아바타 로봇, 스포츠카 하이브리드 콘셉트 프렐류드, 초소형 자율주행차 CI-MEV 등을 전시했다. 미베 토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모빌리티를 통해 더 빠르고 더 멀리, 인간의 힘으로 갈 수 없는 곳까지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크루즈 오리진'은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량으로, 운전석 자체가 없다. 박스형 공간 내부에는 6개의 시트가 각 3개씩 마주모도록 설치됐다. 여기에 다수의 디스플레이를 설치, 이동 중 탑승객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크루즈 오리진'은 혼다와 GM, GM의 자율주행부문 자회사 크루즈가 공동 개발한 모빌리티로, 3사는 지난 19일 자율주행차 기반의 호출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합의하고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3사는 규제 승인 절차 등을 고려해 2024년 상반기 중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년 중 도쿄 도심에 수십대의 크루즈 오리진을 투입, 무인 차량 호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닛산 역시 승용차, SUV, 스포츠카, 미니밴 등 전기차 4종류를 한꺼번에 공개했다.
다만, 이날 공개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는 대부분 실차가 아닌, 콘셉트카들로 시판되려면 최소 2~3년은 걸리는 차들이다. 일본차들이 전기차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나, 단번에 전세를 역전시키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출전한 중국 BYD(비야디)는 지난달 중국에서 출시한 실차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U8을 내놓고, 제자리에서 360도로 도는'탱크턴'까지 시연했다. 내년 일본에서 출시할 주행거리 555km 전기차 '실'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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