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국인 일손 2050년까지 2배로… 독일·캐나다, 이민법까지 바꿔 ‘모시기’

송혜진 기자 2023. 10. 28.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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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없다] 세계 각국 ‘외국 인력 유치’ 팔걷어

일본과 대만을 비롯해 독일·캐나다 같은 선진국들은 나날이 심화하는 저출산과 고령화를 타개하기 위한 ‘인력 부족’ 대책 마련에 일찌감치 나섰다. 핵심은 이민 노동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단순히 인력을 ‘땜질’하는 수단으로만 보지 않고, 미래 세대를 지탱할 중요 자원으로 판단해 이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개방하는 데 있어 상당히 보수적인 정책을 표방했던 나라로 꼽혀왔으나, 심각한 인력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2010년대 말부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당초 외국인이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제외한 정식 일자리를 얻기 거의 어렵도록 했던 제도부터 손을 댔다. 1993년부터 기능 실습생 제도를 통해 외국인 인력을 본격 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습생이라는 이유로 급여를 적게 주면서 노동 착취라는 비판이 나왔고, 열악한 근로 환경에 지친 근로자가 근무지를 이탈해 불법 체류자가 되면서 치안이 불안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래픽=송윤혜

그러자 일본 정부는 2010년대 말부터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 정책에 대한 태도를 180도 바꿨다. 2019년 4월엔 ‘특정 기능’이란 제도를 만들어 외국인에게 합당한 급여를 제공하고 최소 5년 이상 일해 숙련공으로 인정받으면 원하는 기간만큼 본국의 가족들까지 데려와서 함께 체류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었다. 건설·간호·숙박 같은 산업 직종에 취업하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기능 비자를 발급할 때는 갱신 시 체류 기한 한도도 없앴다. 현재는 2050년까지 일본 내 외국인 근로자를 2배 더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은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30년 전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 유치해온 모범 사례로 꼽힌다. 1989년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주요 산업에 수입하기 시작했다. 현실에 맞는 유연한 정책을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건설업 종사자는 최장 12년까지 근로할 수 있도록 했고, 일용직 근로자는 사회·경제적 상황에 맞춰 숫자가 제한되지만, 기능 인력은 고용주가 원하면 제한 없이 데려올 수 있도록 했다.

2007년부터는 중개 기관이 고용주나 외국인 근로자로부터 고액의 위탁 수수료를 편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직접 고용 공동 서비스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고용주가 외국인 채용, 입국, 고용 허가 신청 등의 업무를 온라인으로도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독일은 일자리를 찾으러 오는 사람들도 독일 방문을 허용하는 정책을 적극 펴고 있다. 취업 비자 처리 기간은 단축했고, 6개월간 독일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을 허용하는 새 이민법을 작년에 통과시켰다. 캐나다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인력난이 극심해지자 이민자를 적극 수용하기 위해, 작년 6월 ‘신속 이민제 개정안(C-19)을 통과시켰다. 기술이나 경력을 갖춘 이민자를 우선 선발할 뿐 아니라, 저숙련 근로자들의 취업과 비자 연장은 업종에 상관없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세안 최대 노동력 수입국인 말레이시아는 1970년대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본격적으로 들이기 시작했다. 1970년 신경제 정책을 도입하면서 말레이계를 우선 지원하는 정책을 펴자, 중국계·인도계 말레이시아인이 싱가포르와 대만 등으로 이주했고 이 때문에 인력 부족 문제를 겪게 됐다. 현재는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22%가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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