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內 이란 시설… 美 전투기, 2곳 공습
F-16이 타격… “18일 공습 보복”
미국이 중동 지역 미군을 공격해 온 시리아 동부의 이란 연계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 지난 7일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후 중동에서 미군을 겨냥한 공격이 증가하자, 이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는 별개의 작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양측의 ‘지원군’ 격인 미국과 이란이 결국 전쟁에 본격적으로 휘말리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7일(현지 시각) 미 국방부는 이날 새벽 시리아의 이라크 접경 아부카말 지역에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산하 시리아 무장 조직의 시설 2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미군 F-16 전투기 2대가 IRGC과 이들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의 탄약고와 무기 저장고를 정밀 무기로 타격했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IRGC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이들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이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군 기지를 자폭 드론과 로켓으로 공격해 미군 21명이 부상을 입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 장관은 이번 공습을 ‘자기방어(self-defense) 차원’이라고 밝히면서 “이란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들의 미군 공격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장병들과 국익을 지킨다는 것을 확인하는 취지로 보복 공습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25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향해 “이란이 중동에서 미군에 계속 대항한다면 우리도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라크에는 약 2500명, 시리아에는 약 900명의 미군이 주둔해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의 부활을 막는 활동을 하고 있다. 27일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7일부터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 및 연합군 부대가 드론 및 로켓 공격을 총 19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미군 보호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병력 900명을 지역에 배치했거나 추가로 파견할 계획이다. 이날 오스틴 장관은 “이란은 미군에 대한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길 원하지만, 이란 대리세력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추가 대응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군 기지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번 시리아 공습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는 별개로 이뤄진 작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동 각지의 친(親)이란 무장 세력을 부추겨 전쟁 개입 의지를 드러냈던 이란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은 하마스뿐만 아니라 시리아·레바논·이라크 등의 무장 단체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들이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앞서 이스라엘 근처 동부 지중해에 항공모함을 배치하고, 페르시아만 지역에도 전투기 수십 대를 추가 투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지역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중동 언론 알자지라도 “이번 전쟁이 더 광범위한 지역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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