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쓸 수도 없고…” 고급 음식점도 잇단 휴·폐업
서울 성북동에서 10년 넘게 영업한 한 고급 한식당은 지난 3월 폐업을 결정했다. 10명가량 되던 종업원이 절반으로 줄자 도저히 일주일 내내 장사를 다 할 수가 없어서다. 매주 월요일만 쉬던 것을 지난 1월부터 월·수요일 이틀씩 쉬는 것으로 늘렸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결국 문을 닫았다.
경기도 용인의 한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은 최근 들어 ‘룸’ 예약을 아예 받지 않고 있다. 서빙 인력부터 주방 요리 인력까지 모두 모자라 ‘룸’ 예약 손님들을 위한 코스요리를 따로 낼 수 없어서다. 이곳 주인 B씨는 “외국인 유학생 인력이라도 급히 쓰고 싶지만, 단골손님들 사이에서 불평이 나올 것 같아 생각을 접었다”고 말했다.
고가(高價)의 식당·카페·호텔일수록 일할 사람을 찾긴 더 쉽지 않다. 숙련된 경력자, 매니저급의 내국인 노동자들이 보통 주방이나 홀을 지휘하면서 일해야 하는 요식 업종이 다수인 만큼, 비경력 외국인 노동자를 당장 데려다 쓸 수도 없기 때문이다. 최근 정통 한식당이나 특수부위 요리 전문점 등이 인력 부족으로 잇따라 휴업·폐업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최근엔 외국인 종업원조차 부족해 이들에게 주는 임금 상승 부담이 커지는 이중고까지 겪고 있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조선족들이 코로나 때 중국에 갔다가 그중 30% 정도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외국인 몸값이 부풀어 올랐다”고 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최근 조사를 보면, 외식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의 평균 월급(주휴수당 미포함)은 217만원으로 한국인(220만원)보다 3만원 적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외국인(1만4467원)과 한국인(1만4667원)의 차이는 200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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