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없는 이재명 재판

선거법 위반 사건, 2연속 불출석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7일 ‘선거법 위반’ 사건 12차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국정감사를 이유로 지난 13일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불출석한 것이다. 이날 재판은 이 대표 없이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 강규태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 시작에 앞서 “이 대표가 오늘도 안 나오느냐”고 물었고, 변호인들은 “그렇다”고 답했다. 강 부장판사는 한숨을 내쉬고는 “(피고인 없이) 진행하겠다”고 했다.

강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재판을 연기하며 “27일에는 이 대표 출석 여부에 상관없이 재판하겠다”고 했다. 선거법 위반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두 차례 출석하지 않으면 ‘궐석(闕席) 재판’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공직선거법에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과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8일과 22일에도 단식 등으로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 8월 25일 이후 두 달 만에 재개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씨를 성남시장 시절에는 몰랐다’ ‘국토부가 협박해 백현동 개발을 했다’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 대표가 ‘대장동·위례 특혜’ ‘성남 FC 불법 후원금’ 재판에는 나오면서, 선거법 재판에는 불출석하는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과 20일 ‘대장동·위례’ ‘성남FC’ 재판에서는 각각 33분, 34분간 직접 혐의를 부인했다.

한 법조인은 “이 대표 측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대장동 등 재판에서 무죄를 적극 주장하면서 여론을 유리한 방향으로 돌려보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