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 ‘남자’로 다시 태어나다
최보윤 기자 2023. 10. 2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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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페이지 지음ㅣ송섬별 옮김ㅣ반비ㅣ402쪽ㅣ1만8000원
지난 2007년 할리우드 영화 ‘주노’에서 10대 미혼모로 열연한 엘런 페이지를 보면서 걸출한 여배우가 탄생했다 싶었다. 당돌하면서도 똑 부러진 연기에 유명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1942~2013)는 양쪽 엄지를 들어올렸고, 그해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로도 올랐다. 그랬던 그녀가 어느 날 여자를 좋아한다더니, 3년 전엔 엘리엇 페이지라는 남자가 돼 있었다. 연기가 아니라 현실에서 말이다.
할리우드 사상 가장 유명한 트랜스젠더 배우로 불리는 엘리엇 페이지(36). 그는 자아를 찾기 위한 투쟁 일지 같은 회고록을 통해 “(커밍아웃 전) 수치심은 오래 묵은 독을 품어 썩어버린 골수 같았다”고 토로했다.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 건 여섯 살 때부터. 하지만 그녀가 마주하는 건 “더 여성스럽게”라는 주문이었고, 할리우드에선 더 “여자처럼” 굴어야 했다. 고통과 혐오, 자해, 부모와의 갈등…. 결국 그는 ‘자신’을 택했다. 동시에 이 길이 정답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더 행복한 인생을 살라고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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