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주세요, 봄 오니까” 나의 전세사기 해방일지
“전세 사기를 당했던 과정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나날들이었습니다.”
‘전세지옥’(세종서적)을 낸 최지수(32)씨가 말했다. 2020년 7월 첫 전셋집을 얻은 그는 1년 뒤 집이 대출 문제로 경매에 넘어간 것을 알게 됐다. 대출로 마련했던 전세금 5800만원은 직장 없는 청년에게 가혹한 빚으로 돌아왔다. 파일럿 훈련을 받고자 1억원을 모으던 중이었기에 상실감은 더욱 컸다. 전세금을 갚고, 빌라 건물주 등을 상대로 고소를 하며 전세 사기에 맞선 약 2년을 책으로 기록했다. “최우선변제금인 1700만원도 못 돌려받는다는 걸 알게 된 날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경매 낙찰자로부터 집을 빨리 비우라는 말과 함께 전해들었어요.”
저자는 “30대 초반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전세 사기를 당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0대 때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을 것이고, 더 나이 들어서는 지금보다 큰 피해를 얻었을 거라는 생각. 빚을 갚지 못한 상황은 그대로나,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말한 것일 테다. 그는 원양 상선을 타기 위한 교육을 마쳤고, 올해 12월 중순 배를 탄다고 했다. “조종사라는 꿈에는 유통기한이 있어서 빠른 시간 안에 돈을 벌어야 합니다. 원양 상선은 소비를 할 수 없고 저축만 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죠.” 긴급생계지원금 신청을 비롯해, 피해자 입장에서 겪는 제도의 부족함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책을 읽고 피해자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피해자분들 힘들겠지만 버티세요. 봄은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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