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AI 알고리즘 거부하는 ‘잘파 세대’를 아시나요

박소령·퍼블리 CEO 2023. 10. 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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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파가 온다

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이 매해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처럼, 이듬해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다 보니 9월이면 서점에서 트렌드 도서를 만나는 시대가 되었다. 2024라는 숫자 대신 특정 세대의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서 눈에 띄는 책이 있다. ‘잘파가 온다’(리더스북)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는 황지영 교수의 신작이다. 1995~2009년에 태어난 Z세대와 2010~2024년에 태어난 알파 세대를 묶어서 부르는 말이 바로 ‘잘파(Z+Alpha)’다. 호주 매크린들 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잘파 세대 인구는 20억명으로 추산된다.

MZ세대가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그다음 세대도 온다고? 싶지만 장강(長江)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처럼, 자연의 이치라 생각하고 열린 마음으로 편안하게 읽기를 권한다. 표와 사진 자료가 많기 때문에 한 시간이면 가볍게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저자는 이 세대의 특징을 7가지로 설명한다. 어린 시절부터 돈에 일찍 눈을 떴고, AI 알고리즘을 거부하며, 디지털 네이티브이면서도 오프라인에서 인간적 연결을 추구하고, 가치관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행동에 익숙하다. 또한 콘텐츠도 인간관계에서도 간편함을 추구하고, 절약 또는 탐닉과 같은 양극화된 소비 패턴을 보이면서, 건강과 젊음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그러나 전체 인류의 25%에 해당하는 거대한 집단의 특징을 몇 가지로 압축하기란 애당초 불가능하다. 저자 역시 잘파 세대에 대한 일반론이 아니라, 새로운 소비 행태를 읽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서 거시적 이해를 높이기 위한 단초로 삼아달라고 부탁한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배움은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세계에서 개인과 기업이 어떻게 의사 결정을 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이라 생각한다. 바다에 좌초된 보트에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보트가 가라앉을 것을 각오하고 대범하게 움직일지, 보트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안전하게 움직일지. “위기에는 가장 대담한 방법이 때로는 가장 안전하다.” 헨리 키신저의 말이다.

박소령·퍼블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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