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산자위(종합)]전기요금·R&D 등 치열한 정책공방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평가 대상 의원=구자근(국) 권명호(국) 김경만(민) 김성원(국) 김성환(민) 김용민(민) 김정호(민) 김한정(민) 김회재(민) 노용호(국) 박수영(국) 박영순(민) 신영대(민) 양금희(국) 양이원영(민) 양향자(한) 이동주(민) 이용빈(민) 이인선(국) 이장섭(민) 이종배(국) 이철규(국) 정운천(국) 정일영(민) 정청래(민) 최형두(국) 한무경(국) 홍정민(민) 이재정(민, 위원장)
2023년 국회 산자위 국정감사는 최근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정상화와 전기, 가스 등 에너지 요금 인상 등이 화두에 올랐다. 매년 국감 때마다 도마 위에 오르던 공공기관 방만 경영,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소상공인 지원책 등 외에도 윤석열정부의 R&D(연구개발) 사업 구조조정을 두고도 여야가 첨예하게 맞섰다. 증인 신청을 두고 여야가 잠시 대치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정쟁보다는 정책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피감기관들도 상임위의 자료제출 요구에 최대한 협조를 하면서 국감 기간 중 미제출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산자위의 올해 국감 종합 스코어보드에서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리하면서도 품격있는 질의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박수영·김성원·한무경·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신영대·김한정·김성환 민주당 의원, 산자위원장으로 안정적으로 국감을 이끈 이재정 민주당 의원 등도 스코어보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종배 의원은 관료 출신답게 꼼꼼한 자료 분석이 돋보였다. 방만 경영, 임직원 비위 의혹에도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는 공공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이 중소기업 진단사업에 기용한 외부 전문가 중 27%가 중진공 출신이며, 이들 중 상당수가 중진공 재직 당시 뇌물수수, 자금지원 관리자로서 주의 의무 위반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봉사하고 있는 공공기관에 대해선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코로나19(COVID-19) 기간 중 재난지원금 지급 주관기관으로 총력전을 펼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최근 퇴사자가 늘고 있는 점을 우려하며 이영 중기부 장관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이 장관으로부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나 기술보증기금 수준으로 인력과 조직을 세팅해 주지 않으면 자칫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기관의 규모 보완이 필요하다"는 답을 끌어내기도 했다.
김경만 의원은 윤석열정부의 R&D 사업 구조조정을 비판하는 선봉에 섰다. 김 의원 역시 꼼꼼한 자료준비를 통해 고성과 호통 대신 논리적인 질의로 정부를 몰아부쳤다. 김 의원은 특히 산업부와 중기부가 R&D 예산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도 없이 일괄 삭감하고 있다는 점을 따졌다.
올해 5월 산업부가 진행한 연구개발사업 중간평가에서 '우수' 등급이 부여된 12개 사업 중 9개 사업의 예산이 오히려 감액됐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R&D 예산 축소 가능성에 우려가 커진 산업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피감기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방문규 산업부 장관으로부터 "R&D 예산이 더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수영 의원은 국감 첫날부터 한전의 발전자회사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동서발전이 추진하는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이 이권 카르텔 창구가 됐다고 주장하며 이슈를 주도했다. 다른 의원들이 한전의 재무구조 위기라는 현상에 집중할 때 내밀한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예산 낭비 복마전'을 고발했다. 아울러 한전과 전력그룹사, 산업부 산하 기관들의 무분별한 출자회사 설립과 인사 문제도 지적했다.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는 공영홈쇼핑 상임감사의 비위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며 해당 감사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를 끌어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올해 국감에서 단순히 목소리만 높여 주장을 앞세우기보다는 꼼꼼하게 확보한 자료와 빈틈없는 분석을 통해 기관 증인들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했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한전의 재무위기 상황에 대한 질의에서 발군의 역량을 발휘했다. 신 의원은 재무개선을 위해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자산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끈질기게 따져 물었다. 중소기업 제품과 농·축·수산물의 판로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영홈쇼핑이 설립 취지와는 걸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방송 승인 당시 제출 서류에 중소기업 제품과 농·축·수산물 100% 편성을 준수하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상조 서비스나 렌터카 판매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신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하지 않은 법 위반 사항 중 중기부·조달청·감사원 등이 고발을 요청한 사건을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하는 의무고발요청제도의 보완도 요구했다. 중기부의 의무고발 요청처리 기한이 평균 260일 정도 걸리는데, 현재 중기부가 공정위와 의무고발요청 시한을 4개월로 합의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산자위 여야 간사를 맡은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산자위 국감이 정책국감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물밑에서 큰 역할을 했다.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증인 채택을 두고 얼굴을 붉히긴 했지만 대부분의 의사일정 진행과 관련해서는 유연함을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김성원 의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피감기관의 답변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본인의 질의 시간을 할애하며 야당의 공세를 방어했다. 김한정 의원 역시 동료의원의 지원사격을 위해 본인의 질의시간에 추가적인 질의로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팀플레이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재정 산자위원장은 재선의원이지만 노련한 위원회 운영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피감기관의 자료제출과 관련해선 수시로 제출목록을 체크하고 의원실과 피감기관 간 협의를 유도해 단 한 건의 자료 미제출도 없이 국감을 마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아울러 여야, 정부를 구분하지 않고 질의시간 엄수를 요구하면서도 수준 높은 정책 국감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질의와 답변에 필요한 시간을 할애하는 융통성을 보이기도 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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