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道 놓고 끝까지 신경전…野 "감사 청구·고발" 예고
여야가 18일간 이어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국정감사 내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두고 맞붙었으나 결국 끝맺지 못했다. 야당이 향후 국정조사 뿐 아니라 감사원에 대한 감사청구, 국토교통부·예비타당성조사 용역사·양평군 관계자들에 대한 고발을 예고하면서 관련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김민기 국토위원장은 28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토위 종합감사를 마치며 "감사 기간동안 (야당에서) 요구한 감사 청구, 징계 요구, 증인 및 서류 제출에 관한 고발 등에 관해서는 향후 전체회의 논의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토위 야당 간사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가 대통령 처가 땅 인근으로 무리하게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추진했고, 이를 숨기고자 거짓말과 위증, 공문서 변조를 저지른 것이 드러났다"며 "과업 계획서의 일부를 삭제하게 하는 공문서 변조를 지시한 국토부, 과업 계획서에 지표 및 지질조사가 포함돼있음에도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지질조사는 하지 않는다고 위증한 용역사 등이 구체적 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처벌을 위해 위증과 공문서 변조 등을 저지른 국토부, 용역사, 양평군 등 관계자들을 사법당국에 고발하고, 남한강휴게소 운영권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 조치 등을 강구해줄 것을 위원장에게 요청드린다"며 "또 도로 사업의 난맥상에 대해 원 장관의 사과를 반드시 받고 국감을 진행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서울-양평고속도로 과업수행계획서의 4페이지가 삭제됐다가 복구된 것과 관련해 용역사에 지시를 내린 담당자가 누구인지 밝히라며 끈질기게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에 이용국 국토부 도로국장은 결국 국감 종료 직전 "국토부의 도로정책과 실무자들이 지시했다"고 인정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이 핵심을 비껴간 사안을 가지고 정쟁을 지속한다고 맞섰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민생을 위해 써야 할 힘을 정쟁으로 허비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이 크다"며 "수개월간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나 국정감사를 통해 (야당이) 양평고속도로 사업에 대해 정치적으로 공격했으나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은 아무리 봐도 '기승전양평=대통령 가족특혜'라고 결론 내고 주야장천 그 말씀을 하는 것 같다"고 했고, 같은 당 서범수 의원은 "부동산 통계 조작도 양평 고속도로만큼 국민적 관심 사항이다. 지난 국정감사 때도 그렇고 전부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입을 닫고 있는데 그러면 국감이 왜 필요한가"라며 받아쳤다.
원희룡 장관이 야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 여야 대립 상황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원 장관은 "(야당에서) 계속 지엽적인 사안들에 대한 지적만 계속된다"며 "이것은 타진요를 생각나게 한다"고 했다. 타진요 사건은 2010년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모임'(타진요)이 미국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타블로에게 학력 위조 누명을 씌웠던 사건을 말한다.
발단은 이소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였다. 이 의원은 이날 한국도로공사가 남한강휴게소 사업자 모집공고 전에 위즈코프에 공모 계획을 알려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위즈코프가 남한강휴게소 사업 공모 한 달 전에 100억원대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확인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잡담하며 토를 달았고, 이에 대해 조오섭 민주당 의원이 "비아냥거리지 좀 말라"며 항의했다.
이후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에 나서자 이번엔 이소영 의원이 훼방을 놨다. 김 의원이 야당 의원들이 남한강휴게소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하자 이 의원은 "아이고 애쓰신다 애쓰셔" "이걸 가짜뉴스라고 하시니"라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궁시렁궁시렁 그만하시라. 시끄럽다"고 맞섰다.
김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한 뒤 "제발 아무리 상대 당 의원이 불만족스러운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하지는 말자"고 항의했다. 이에 이 의원은 "자당 의원의 태도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시고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셔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은 김민기 국토위원장이 "(다른 의원) 발언 중에 어떤 의원도 말씀은 할 수 있지만 자중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정 하고 싶으면 저한테 해달라"고 말하면서 마무리됐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청조, 성전환 안 했다? "시기상 불가능…남현희, 가스라이팅 당한 듯" - 머니투데이
- 빽가 "MZ 직원들 수영한다고 출근 안해…그만 두며 노동청 협박도" - 머니투데이
- 모친상 입관 전 사라진 남편…"시어머니 반응이 더 서러워" 왜? - 머니투데이
- '남현희 사건'에 과거 경험 떠올린 박명수…"나도 큰코다쳐" - 머니투데이
- 백종원 "제작진 죽여버리고 싶었다"…'백사장2' 과격 발언 이유는 - 머니투데이
- '미성년자 성폭행' 고영욱, 이상민 저격…"인간으로 도리 안해"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임신한 손담비 "잘 때 숨 안 쉬어져" SOS…무슨 일? - 머니투데이
- "중국어 썼다고 감점" 싸늘했던 이 나라…한국 건설사에 일 맡긴 후 '반전' - 머니투데이
- 실종 지적장애 여성 "성폭행당해" 주장…중앙경찰학교 교수 입건 - 머니투데이
- "18살 첫 출산→아이 셋 아빠 다 달라"…11살 딸, 막내 육아 '충격'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