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내 親이란 시설 2곳 타격… 이란 “美, 불길 못피할 것”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10. 28.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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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공격에 대한 대응조치
美, 무장단체 배후에 이란 지목
중동전쟁 후 첫 공격으로 경고 보내
이란-하마스는 러 방문해 외교전
공습 경보에 머리 감싼 ‘이스라엘’… 무너진 건물서 생존자 찾는 ‘가자지구’2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중부 홀론에서 하마스 대원에게 숨진 이스라엘 남성의 장례식 도중 로켓 공습 경보가 울리자 추모객들이 몸을 낮춘 채 머리를 감싸고 있다(위쪽 사진). 같은 날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주민들이 맨손으로 파헤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홀론=AP 뉴시스·라파=신화 뉴시스
미국이 27일(현지 시간) 새벽 시리아 동부 이란혁명수비대(IRGC) 및 연관 조직 시설 두 곳을 정밀 타격했다. AP통신은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날 공격은) 시리아 부카말에서 F-16 전투기 두 대가 IRGC 및 연관 조직 무기고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세밀하게 조정한 이 자위권 공격은 전적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국인 보호와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군에 대한 이란 대리인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 필요한 추가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이란 지원 무장단체, 미군 공격 늘어

26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열흘간 이라크와 시리아 미군 기지에 대한 이 지역 무장세력의 드론 및 로켓 공격이 16차례 발생해 미군 20명이 다쳤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중동)전쟁 이전에 없던 이라크 이슬람저항군이라는 무장단체가 미군에 대한 공습을 최소 11차례 저질렀다고 주장한다”며 “이라크와 시리아의 민병대 뒤에는 IRGC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5일 미·호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메시지라며 “미군을 계속 공격한다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더 과감해지고 빈번해진 중동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을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확전 억제가 또 다른 목표인 미국이 이들 무장세력 배후에 있는 이란의 확전 시도를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로이드 장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과는 독립적이고 구분된 것(공격)”이라고 선을 그었다. 중동전쟁 확전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란 지휘 아래 이라크나 시리아 무장단체가 결집하게 되면 향후 미군에 닥칠 더 큰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속내다.

이란은 27일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례적인 경고 메시지에도 이란은 미국을 위협하고 나섰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26일 “가자지구 학살이 계속된다면 미국은 이 불길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백악관이 이스라엘에 예산과 무기, 작전 지원을 무제한 제공한다면 통제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확전 우려는 남아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미국의 공격은 분쟁이 얼마나 빠르게 더 큰 불길로 확대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번 공격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미국이 취한 첫 번째 (중동지역) 공격”이라고 전했다. 27일 이스라엘 남부 국경 근처 이집트 타바와 여기서 약 70km 떨어진 누웨이바에 드론이 떨어져 6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이 드론이 예멘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 하마스 “휴전까지 인질 석방 없어”

이란과 하마스는 러시아를 방문해 외교전에 나섰다. 하마스 대표단은 26일 모스크바에 도착해 알리 바게리 카니 이란 외교차관이 배석한 가운데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교차관과 중동전쟁을 논의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하마스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인질들을 휴전 협정 체결 때까지 석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전했다. 앞서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전날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하마스는 민간인을 테헤란에 풀어줄 준비가 됐다. 팔레스타인인 죄수 6000명 석방은 국제사회의 책임”이라고 밝힌 데에서 압박 수위를 더 높인 것이다.

대가 없는 인질 석방을 주장하던 이스라엘도 태도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27일 “(이스라엘 정부는) 대규모 인질 석방을 위한 대가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중재자인 카타르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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