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금융사고·가계 빚·공매도 공방…넘치는 '화두'에 금융당국 셈법 복잡
27일 금융위·금감원 종합 국감
가계부채 책임공방 이어져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금융 공기업 종합 국정감사가 27일 마무리된 가운데 종합 국감에서는 금융권 '전관예우'와 내부통제 미흡, 가계부채 대응, 주식 시장 공매도 논란 등과 관련한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 관리 질의에 '발끈'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넘치는 '화두'에 금융당국의 셈법이 더욱 복잡할 전망이다.
◆ 금융사고 금융사 감사, 금감원 출신 지적…'가계부채 관리' 문제 두고 금융당국 '발끈' 논란도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 출신 감사들이 사고 금융사들에 있었던 점에 대해 언급했다. 김 의원은 영풍제지 미수거래를 막지 않은 키움증권의 감사총괄, 3000억 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경남은행의 감사총괄 상근이사 등이 금감원 출신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저 역시 저나 지금 금감원 경영진이 있는 동안은 그런 분들이 제발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한 실효성 있는 노력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 조치를 계속 해오고 있다"며 "엄정한 기준으로 제재를 하자고 내부적으로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규범화시키든 말든, 저는 그렇게 사적으로 만나는 분이 제 눈에 보이거나 귀에 들어오면 중요 직책을 맡길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가계부채 관리를 둘러싼 여야의 책임공방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보다는 대출규제 완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김 의원의 지적에 반박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원장은 "잘잘못을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GDP(국내총생산) 대비 80%에서 시작된 가계 부채 비율이 105% 넘게 늘어난 건 지난 정부에서 용인한 것 아닌가"라며 "이번 정부에서 101%로 4%포인트 떨어뜨렸고 향후 100% 이하로 떨어뜨린다는 것을 목표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지금의 어려움은 이미 정부 출범 때 가계부채가 엄청 났었고, 그 상태에서 이자가 굉장히 올라간 것"이라며 "그래서 지금은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게 중요하다. 가계부채가 부담이 되니까 낮춰야되는 건 당연한 것인데 그럼 취약계층은 어떻게 할 것이냐, 가계부채 관리가 최우선이니까 옥죄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 이후 오후 질의에서 김 의원이 "가계부채 지적에 '발끈'했던 것이 아니냐"고 물으며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오전 질의 때 가계부채 관리 문제 말씀드렸더니 발끈하셨냐, '발끈했다'는 제목으로 동일하게 기사가 나왔다"며 "이상했는데 금감원에서 금감원장이 강하게 반박했다고 발끈했다는 걸 기사에 강조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제보가 왔다"고 물었다.
이에 이 원장은 "국회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책임자로서 송구하다"며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우리 내부에서도 그런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발생한 금융사 사고와 관련해 금융권 내부통제 미흡을 지적할 예정이었으나 금융사 수장 등 책임자들의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아 관련 질의는 오가지 않았다. 앞서 정무위는 17일 전체 회의에서 금융당국 종합 국정감사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증인 12명과 참고인 1명을 추가 채택했다. 윤 회장은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지역 주요 주주 및 전략적 제휴기관 총 17곳을 대상으로 해외 기업설명회(IR) 활동 중이라며 지난 23일 정무위 측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 김주현 "공매도 문제, 원점에서 제도개선 추진"
이날 국정감사에서 주식시장의 '공매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공매도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조금 제도개선을 했지만 다시 원점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모든 제도개선을 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불법 공매도 관련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개인이 받는 차별을 최소화하거나 공정성이나 신뢰성에 의문이 가지 않는 조치를 한 뒤에 다시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금융당국이) 외국계 투자은행(IB) 편을 드는 모습으로 비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제도개선 노력을 했지만 최근 금감원 발표처럼 IB들이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보고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신뢰하지 않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저도 이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이복현, 카카오 김범수 조사에 "절차에 따라 진행 중"
이 원장은 이날 SM(에스엠)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카카오 법인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엄단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하는 목소리를 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에 대해 16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는데 성과가 있느냐"고 묻자 이 원장은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26일 카카오 경영진과 법인을 검찰에 송치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억 원가량을 들여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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