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커창 전 총리 ‘심장마비 사망’…애도 속 여론 통제도
[앵커]
잇단 고위직 숙청으로 뒤숭숭한 중국에서 또 하나의 정치적 변수가 불거졌습니다.
한때 시진핑 주석의 경쟁자라 불렸던 리커창 전 총리가 퇴임 7개월여 만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민심의 지지를 얻던 정치 지도자의 사망이 향후 중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베이징 조성원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 말, 리커창 전 총리가 유명 관광지를 찾은 모습입니다.
퇴임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타난 건데, 사람들은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관광객 : "총리, 안녕하세요? 총리, 안녕하세요?"]
그의 사망 소식은 갑작스러웠습니다.
향년 68세입니다.
[중국 관영 CCTV : "10월 26일(어제) 갑작스레 심장병을 일으켰고, 구조에 전력을 다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리커창 전 총리는 한때 시진핑 주석과 권력을 다퉜고 후진타오 전 주석의 뒤를 잇는 공산주의청년단 계열의 대표 주자였습니다.
재임 기간 민생을 강조한 행보와 쓴소리는 대중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리커창/당시 중국 총리/2020년 5월 : "6억 명은 한 달 수입이 1,000위안(우리 돈 18만 5천 원)에 머물고 있습니다. 중소 도시에 살아도 집세조차 내기 힘든 돈입니다."]
하지만 점차 영향력을 잃었고, 지난해 당 대회에선 후진타오 전 주석이 석연치 않게 퇴장하고 본인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고별 인사 때는 절대 권력을 겨냥하는 듯한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습니다.
[리커창 총리 고별 인사/지난 3월 : "사람이 하는 일을 하늘이 보고 있습니다. 보아하니 하늘에 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민의 좋은 총리였다'며 중국에선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지만, 일부 관영 매체는 관련 기사의 댓글을 통제했습니다.
외교부장, 국방부장의 잇단 낙마로 가뜩이나 중국 지도부가 어수선한 상황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났지만 부동산 위기,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중국 서민 경제는 여전히 팍팍합니다.
리커창 전 총리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거세지면 현 지도부에게는 더 큰 부담과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조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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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기자 (sungwon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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