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풍에 막힌 이예원, 파3 홀에서 퀸튜플 보기···임희정은 데일리 베스트로 선두 경쟁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1위에 다승 공동 1위(3승) 이예원이 제주 강풍은 뚫지 못했다.
이예원은 27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2라운드 5번 홀(파3)에서 퀸튜플 보기를 적어냈다. 파3인 5번 홀에서 이른바 ‘양파’인 6타보다 2타를 더 쳤다. 규정 타수보다 5타를 더 치는 퀸튜플 보기는 프로 대회에서는 좀체 보기 어려운 타수다.
KLPGA투어에서 정상급 아이언 플레이를 보여주는 이예원이지만 이날 제주 특유의 강하고 종잡기 어려운 바람에는 고전했다. 맞바람이 불면 드라이버까지 잡아야하는 거리인데다, 그린 바로 앞에 연못이 버티고 있어 거리를 맞추지 못하면 연못으로 빠진다.
이날 대회가 열린 핀크스 골프클럽에는 평균 풍속 초속 7m,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11m의 강한 제주 바람이 몰아쳤다. 이예원은 티샷에 이어 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마저 물에 빠트렸다. 두 번째 벌타를 받고 친 5번째 샷마저 러프로 향했다. 러프에서 친 6번째 샷도 그린에 미치지 못해 7번 만에 그린에 올린 뒤 그나마 한 번의 퍼트로 홀아웃했다.
이예원은 “정신이 탈탈 털렸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예원 뿐 아니라 조혜림, 박현경, 배수현, 안지현 등이 5번 홀에서 티샷을 물에 집어넣었다.
보기 4개까지 곁들인 이예원은 그래도 버디 4개를 뽑아냈다. 5오버파 77타를 친 이예원은 공동 19위(1오버파 145타)로 순위가 밀렸지만, 선두 이채은과 거리는 6타차에 불과하다.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5번 우승하며 KLPGA투어의 간판급 선수로 도약한 뒤로 부상 후유증에 주춤하던 임희정은 날카로운 샷 감각을 뽐냈다. 임희정은 이날 4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 합계 4언더파 140타를 적어낸 임희정은 선두 이채은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도약해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최근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에서 시즌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올리며 부활을 알린 임희정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날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작성했다.
첫날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공동 선두를 꿰찼던 이채은은 이날 바람에 고전한 끝에 3오버파 75타를 써냈으나 5언더파 139타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019년 데뷔해 아직 우승이 없는 이채은은 내년 시드 확보 커트라인인 상금랭킹 60위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이채은은 시드 확보에 필요한 상금랭킹 상승에 그치지 않고 생애 첫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이소미는 4오버파 76타를 쳐 공동 47위(5오버파 149타)로 간신히 컷을 통과했다. 이날 6오버파 150타를 친 선수까지 컷을 통과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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