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불금’ 이태원 대신 홍대로 몰렸다… 곳곳에 우측통행 팻말
핼러윈을 앞둔 금요일인 27일, 작년 핼러윈 참사의 여파로 서울 도심 번화가에서는 분장을 하거나 만취한 채 돌아다니는 이들을 찾기 어려웠다. 또 참사가 벌어진 이태원보다는 홍대나 다른 번화가로 인파가 몰리는 현상도 벌어졌다.
이날 오후 10시 서울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 9번 출구앞, 5m 폭의 도로 중간에 플라스틱 펜스가 세로로 길게 놓여있었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우측 통행을 했다. 입구와 거리 사이마다 경찰이 경광봉을 들고 있었고, 마포구 직원들도 ‘안전거리 확보’ ‘우측 통행 준수’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서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 홍대 인근에 몰린 인파는 8만명이었다. 이태원 인근은 1만2000명, 강남권은 1만명이 몰린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이 모였다.
가장 붐비는 골목은 홍대입구역에서 클럽골목으로 올라가는 폭 3m의 도로였다. 경사도도 있었지만 펜스는 설치되지 않았다. 현장 경찰은 “아직 괜찮지만 통행량이 늘어나면 일방통행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클럽 거리가 가까워지자 골목 3~5m마다 무전기를 든 경찰이 2명씩 서있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홍대 어울마당로 인근에 소방 현장지휘소도 운영됐다. 주차된 119 구급대 차량에는 ‘임시의료소로 운영되고 읶어 병원 이송이 불가합니다. 현장 응급처치를 위한 차량이니 양해부탁드립니다’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반면, 이태원의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세계음식문화거리. 길이 300m에 달하는 이 골목길에는 길 한 가운데 높이 약 1m의 안전펜스가 구역마다 쳐졌다. 핼러윈 분장을 한 시민들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거리의 주점들 또한 핼러윈 장식물을 찾아볼 수 없었다. 주점에서 일하는 박모(33)씨는 “평소 금요일 저녁 7시가 넘으면 주점에 빈 자리가 거의 없는데 오늘은 자리가 비었다”며 “평소보다 한산한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비상 상황을 대비해 구급차나 소방차 등 긴급차량이 비상통행을 할 수 있도록 이태원119안전센터 부근부터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부근까지 차량 통행을 펜스로 막아 비상 통행로를 확보했다. 비상통행로 곳곳에서는 구급차와 소방차 수십 대가 경광봉을 켠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이날 지하철 역사 내 물품 보관함은 통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모두 사용이 중단됐다. 핼러윈 참사 사고 현장 바로 앞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경찰들이 너무 많고 안전펜스를 사방에 쳐 이태원을 찾아온 사람들이 오히려 부담을 느낄 까봐 걱정”이라며 “이번 핼러윈 특수를 기대하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강남구 번화가도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몰렸다. 이날 오후 10시쯤 되자 신논현역 인근 클럽 앞에 8~10명씩 줄을 서기 시작했다. 교복을 입거나 얼굴에 붉은 흉터를 그리는 등 거리에 핼러윈 분장을 한 사람들도 9~10명 보였다. 서울 관악구에서 왔다는 김모(25)씨는 “매주 금요일이면 이 구간은 늘 사람들이 몰려서 지나다니기 힘들다”며 “핼러윈 행사 이틀 남았지만 주말 되면 더 올 것 같다”고 했다.
클럽, 술집, 유흥주점 등이 한데 모여있는 이 일대는 하루 평균 16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이날 인근 사거리에 설치된 인파 밀집도 전광판에는 ‘보행원활’이 표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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