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연예인 마약 수사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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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는 이슈로 덮는다." 2017년 개봉한 영화 '더 킹'에 등장한 대사다.
문재인정부 시절에도 여러 건의 연예인 마약 사건이 터졌다.
최근 연예인 마약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이 고전적인 음모론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됐다.
5선 중진인 안민석 의원은 "정권의 위기 상황에서 이선균이나 지드래곤(권지용) 등 연예인들의 마약 이슈를 터뜨리는 게 '오비이락'일까, '우연의 일치'일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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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스캔들로 정부가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는 음모론은 현실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2011년 4월 21일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가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 기사가 공개되기 10여분 전 법원은 BBK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특별수사팀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판결의 파장을 의식해 연예인 파경 기사를 흘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배우 이민호와 가수 수지의 열애설이 터진 2015년 3월에는 자원외교 비리 의혹을 덮으려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문재인정부 시절에도 여러 건의 연예인 마약 사건이 터졌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시점을 조율한 정황이 드러난 경우는 없다.
최근 연예인 마약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이 고전적인 음모론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됐다. 5선 중진인 안민석 의원은 “정권의 위기 상황에서 이선균이나 지드래곤(권지용) 등 연예인들의 마약 이슈를 터뜨리는 게 ‘오비이락’일까, ‘우연의 일치’일까”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경 상근 부대변인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승희 비서관 딸의 학교폭력, 강서구청장 선거 등과 관련한 기사가 이선균 마약 투약 의혹으로 덮여가고 있다. 이상하다“고 썼다.
공당이나 공인이 의혹을 제기하려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시기가 겹치는 것만으로 음모라고 주장해서는 곤란하다.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은 지 이미 오래됐다. 2019년부터 연간 마약사범이 1만명을 넘었다.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 마약 사건도 하루가 멀다고 발생하고 있다. 사회 전체가 똘똘 뭉쳐 마약 근절에 힘을 쏟을 때다. 이런 마당에 제기되는 음모론은 국민의 경각심만 흐트러뜨릴 것이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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