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럿코 없어 아쉽다. 켈리와 함께 압도적일텐데” 65억 포수의 아쉬움…왜 11승 외인 투수는 KS 앞두고 미국으로 떠났나
[OSEN=한용섭 기자] LG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화려한 전반기를 보냈지만, 후반기 부상을 당했고 재활 과정에서 잡음 끝에 미국으로 떠났다.
LG 구단은 27일 “플럿코 선수가 그동안 재활에 매진하였지만 구단과 협의끝에 한국시리즈 등판이 어렵다고 판단해 오늘 출국한다”고 밝혔다. 플럿코는 이날 오후 4시 인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
LG 포수 박동원은 하루 앞서 26일 이천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플럿코가 한국시리즈 전력에서 제외된 것을 아쉬워했다. 단기전에서 원투 펀치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동원은 2014년과 2019년 넥센과 키움에서 두 차례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두 번 모두 준우승.
박동원은 과거 한국시리즈와 비교하며 "우리가 좀 아쉬운 게 플럿코 선수가 없으니까, 만일 (켈리와 플럿코) 두 명 다 있었으면 훨씬 압도적일 것 같은데, (외국인 투수가) 한 명이라서 이게 좀 아쉬운 것 같다. (플럿코가 ) 우리가 더 유리한 상황이 될텐데…”라고 말했다.
단기전에서 투수력이 첫 번째로 꼽힌다. 기복이 있기 마련인 타격 보다는 투수력, 선발 마운드가 확실해야 승률이 높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 투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플럿코는 전반기 11승을 거두며 LG 선발진을 이끌었으나, 후반기 부상으로 이탈했다. 재활 과정에서 다소 이견을 보이면서 시즌 후반 복귀가 불발됐고, 결국 한국시리즈 전력에서도 제외됐다.
플럿코는 8월 26일 창원 NC전에서 투구를 하다 왼쪽 골반뼈 타박상 부상을 당했다. 이후 재활 과정에서 구단 트레이닝 파트와 의견이 엇갈렸다. 플럿코는 병원 검진(MRI 등) 결과를 놓고 미국에 있는 개인 주치의 의견을 우선시했고, LG 트레이닝 파트는 국내 의료진의 진단 결과에 따라 재활을 진행하려 했다.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서 플럿코의 재활 과정은 지체됐다.
염 감독은 플럿코가 정규 시즌 막판에 최소 1번은 등판하기를 원했다. 지난해 플럿코는 시즌 막판 담 증세로 조기 마감한 이후 재활 경기 등판 없이 곧바로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최악의 투구를 하고 조기 강판됐다. 1⅔이닝 7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졌다. 염 감독은 “작년에 그런 일이 있었기에 (부상 회복 이후) 확인을 해야 한다. 경기에 등판하지 않으면 한국시리즈에서 못 던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플럿코는 9월말 첫 불펜 피칭을 실시하며 복귀를 준비하는 듯 했으나, 재활 과정이 중단됐다. 코칭스태프와 플럿코의 생각하는 복귀 시점이 달랐다.
염 감독은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한 이후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전력에서 플럿코를 제외시켰다. 플럿코는 선수단과 함께 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났고, 결국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결별을 공식화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될 플럿코는 미국으로 조기 귀국했다.
박동원은 LG 투수진을 언급하며 “1차전 선발이 누군지 알고 있나요. 켈리가 제일 잘 했으면 좋겠다. 후반기 부터 되게 좋아졌다. 그래서 기대가 더 커지는 것 같다. 또 큰 경기에 강하다고 얘기를 하니까 잘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1차전 켈리, 2차전 최원태, 3차전 임찬규로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선발 순서를 공개했다)
켈리는 전반기 18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12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예전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았다.
박동원은 켈리와 호흡에 대해 언급하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동원은 "혼자서 준비를 잘하고 오는 선수더라. 항상 메모를 해오더라. 웬만하면 투수들이 다 메모를 해 온다. 한국 투수들에게는 '어떻게 준비해 왔는지 한번 말해줘' 이렇게 얘기해서, 투수가 생각한 걸 일단 먼저 들어줘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초반에 켈리한테는 안 물어봤다. 약간 조심스러워서. 나중에는 준비를 많이 해오는데 너의 계획을 나한테도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좀 더 호흡이 잘 맞아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와 사인 교환이 한 두 번 했을 때 바로 맞아야 하는데, 초반에는 좀 많이 안 맞았다. 켈리가 계속 고개를 흔들었다. 결국 자기가 던지고 싶은 것을 던지는 건대, 포수는 투수가 뭘 던지고 싶어하는지를 빨리 캐치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다.
켈리가 뭘 던지고 싶어하는지 그걸 찾기가 좀 힘들었다. 나중에 다시 또 이야기하다 보니까 좀 알겠더라. 아무래도 처음 같이 하다 보니까, 시간이 좀 필요했던 건데 이제 좀 알 것 같다. 켈리가 자신의 생각을 알려주고, 나는 또 이렇게 할 생각이다. 다시 켈리는 좀 다르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나도 가끔 의견을 말한다. 서로 좋은 방향을 맞춰가고 이런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켈리와의 호흡이 변화된 과정을 설명했다.
박동원은 투수 리드에 대해 "변수가 너무 많은 부분이다. 당연히 체력적으로는 충분히 회복이 됐을 텐데 내가 투수가 아니라서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투수들은 워낙 예민하다 보니까 경기 감각이 떨어져서 자신의 스타일 대로 안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되면 다른 플랜을 바꿔야 한다. 일단 구위가 좋으면 그 구위로 밀고 가야 될 것 같다. 상대 타자들의 경기 모습도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직행의 이점도 언급했다. 2차례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박동원은 "(올라가면서) 몇 경기 안 했는데도 힘을 많이 쓰고 오니까, 투수의 공을 받는데 힘이 좀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단기전) 한 경기는 시즌 때 다른 경기보다 체력적인 소모가 크다. 선수들이 공에 힘이 떨어지는, 전체적으로 그럴 때가 좀 있다. 그런 점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우리가 훨씬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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