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김하성이 억울해… 올해 딱 1년 만에, SD 투자 금액 다 뽑았다 ‘대박’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가장 관심이 컸던 샌디에이고가 가장 높은 금액을 적어내 김하성과 계약했다.
당시 김하성의 계약 총액은 4년 보장 2800만 달러(약 388억 원). 연간 700만 달러(약 95억 원) 수준이었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타석 수에 따라 인센티브가 있었다. 400타석을 채우면 10만 달러(약 1억3500만 원), 450타석과 500타석에 각각 20만 달러(약 2억7140만 원)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550타석과 600타석에 각각 25만 달러(약 4억 원)를 추가 수령 가능했다. 총 100만 달러(약 13억5700만 원)였다. 김하성은 지난해 582타석을 소화해 75만 달러(약 10억1800만 원), 그리고 올해는 626타석에 들어서 인센티브 100만 달러를 모두 가져갔다.
이를 종합하면 김하성 개인적으로는 3년간 기본 연봉 2100만 달러에 인센티브 175만 달러까지 총 2275만 달러(약 309억 원)를 수령했다. 여기에 계약 금액에 비례해 원 소속팀 키움에 돌아가는 포스팅 금액이 552만5000달러(약 75억 원)다. 올해까지 3년간 샌디에이고의 총 투자액은 2827만5000달러(약 384억 원)다. 내년에 기본적으로 줘야 하는 700만 달러를 합치면 3527만5000달러(약 479억 원)다.
당초 이미 내야에 확고한 주전 선수들이 있는 샌디에이고에 이 금액을 들여 김하성을 추가해야 하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의 선택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구단 역사상 이렇게 성공적인 계약이 있었는가 가물가물할 정도다. A.J 프렐러 단장의 영입 역사에서도 가장 대박을 친 사례 중 하나로 남을 전망이다.
김하성의 성적, 그리고 그에 따른 추정 가치만 봐도 이것이 금세 드러난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는 선수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반으로 이 선수가 매년 얼마의 가치를 창출했는지를 집계한다. 선수의 WAR, 그리고 리그 전체의 성적 등을 복합적으로 비교해 산출한다. 그런데 김하성의 올해 가치 창출은 무려 3500만 달러(약 475억 원)에 이르렀다. 올 한 해 성적으로 샌디에이고의 투자 금액을 다 뽑아낸 것이다.
김하성은 2021년 420만 달러(약 57억 원) 가치 창출에 머물렀다. 첫 해만 놓고 보면 샌디에이고가 손해였다. 그러나 지난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및 금지약물 징계 때문에 김하성의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그리고 유격수 자리에서 좋은 수비와 향상된 공격력을 보여주며 가치가 치솟았다. ‘팬그래프’의 집계에서 지난해 김하성은 2990만 달러(약 406억 원)의 가치를 창출해냈다.
3년간 합계는 총 6910만 달러(약 938억 원)다.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내년에 설사 마이너스 WAR을 기록한다고 해도 샌디에이고는 이미 넉넉하게 손익 분기점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 가치 창출액은 2024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을 30세 김하성의 계약 규모에도 참고가 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적은 점차 내리막 곡선을 그리겠지만, 연간 2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논하는 게 무리가 아닌 셈이다.
좋은 사례가 있다. 올해를 앞두고 시카고 컵스와 FA 계약을 한 댄스비 스완슨이다. 스완슨은 김하성보다 한 살 어린 나이에서 FA가 됐다. 지난해 ‘팬그래프’ 기준으로 5150만 달러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2021년 2740만 달러를 합치면 2년간 평균 3945만 달러 어치의 값어치를 했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7년간 1억7700만 달러(약 2402억 원), 연 평균 253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터뜨렸다.
같은 기준으로 계산하면 김하성의 2년간 평균은 3245만 달러였다. 내년에도 올해 정도의 가치를 창출한다면 3년 평균이 3000만 달러를 넘어가게 되는데 리그에서 이런 선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스완슨보다 한 살 더 많은 나이에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에서 스완슨 규모를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1억 달러를 노려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샌디에이고는 대박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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