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예정지 옆 축사라니’…“어쩔 수 없어”
[KBS 창원] [앵커]
'평생 살던 곳에 산업단지가 들어선다고 해 새로 이주를 가야 하는데, 새 이주단지가 바로 축사 옆이다.'
얼마나 황당할까요.
함안 군북일반산업단지 이주 예정지 주민들의 일인데요.
주민들은 악취와 소음 등 불편을 우려하지만, 자치단체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합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9가구가 사는 함안군의 한 마을.
2년여 뒤 조성될 함안 군북일반산업단지 예정지에 포함돼 사라질 예정입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인근에 새로 만들어지는 이주 예정지로 이사를 가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이주 예정지로 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주예정지 인근에 소 백여 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축사가 잇따라 들어선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앞으로 지어질 축사와 이주예정지는 직선 거리로 불과 70여 m 떨어져 있습니다.
대다수 이주 예정 주민들은 축사를 짓기 위해 흙을 쌓는 작업이 시작되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전금택/이주 예정 주민 : "냄새가 심해서 사람이 살기가 힘들고, 새벽이고, 낮이고 소가 울어대는 것도 그 자체만으로도 시끄러워서…."]
이뿐만 아닙니다.
이주 예정지와 직선거리로 7백여 m 떨어진 곳에도 행정소송 끝에 또 다른 축사의 허가가 날 예정입니다.
[이주 예정 주민/음성변조 : "축사가 들어와서 될 것인가. 그 앞에다가. 나는 그것은 용납 못 해."]
함안군 관련 조례에 따르면 소 축사는 주거밀집지역과 직선거리 200m 이내에 지을 수 없습니다.
함안군은 이주 예정지 확정보다 70여 m 떨어진 축사가 먼저 허가를 받았고, 7백여 m 떨어진 축사 역시 조례에 어긋나지 않아 제지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합니다.
정든 마을을 잃게 된 주민들은 이후 축사로 발생할 악취와 소음 등 불편에 대한 대책을 함안군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박민재/그래픽:박부민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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