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남자 행세’ 남현희 전 연인, 올 8월까지 상습 사기
결혼 계획 밝힌 뒤 전력 드러나
각종 모임서 부자 행세로 사기
남씨 “더 연락 안 했으면 한다”
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사기 전과가 알려져 구설에 휘말린 전모씨(27)가 최근까지도 사기 행각을 벌이려 했다는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남씨가 지난 23일 언론을 통해 전씨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밝힌 지 닷새 만에 전씨의 사기 전력이 속속 드러났다. 전씨는 남자 행세를 하거나 재벌 3세·유력자의 혼외자인 양 행동하며 상습적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나도 비슷한 피해를 봤다”며 전씨를 고소·고발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씨가 올해 8월 말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투자 명목으로 2000만원을 가로챘다는 고소장이 지난 26일 접수됐다고 27일 밝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도 지난 25일 전씨에 대한 사기 및 사기 미수 혐의 고발을 접수했다.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이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16일 강서구의 한 독서토론 모임에서 만난 A씨에게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해 신용도와 금리를 조회하고 1500만원 상당을 대출받도록 했다. A씨가 이 돈을 전씨에게 건네지 않아 실제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씨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관계망 형성이 목적인 해당 모임에서 ‘B기업의 상속자’로 행세하며 강연해왔다. 김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피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모아 경찰에 진정을 넣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전씨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피해자 10명으로부터 2억9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2년3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이 심리한 이 사건 1심 판결문에는 전씨의 수많은 사기 행각이 담겨 있다. 남자로 행세하면서 “내 처의 친오빠가 물 관련 투자사업을 하는데, 300만원을 투자하면 수익을 내서 50억원으로 돌려주겠다”고 하거나, ‘카지노 회장의 혼외자’로 행세하며 “카지노로 복귀하면 비서로 고용할 테니 8000만원을 달라”는 식이었다. 본인이 재벌 3세라며 경호원을 고용해 대동하는 등 ‘보여주기식 부자 행세’로 남씨를 기망한 것과 유사한 수법들이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남씨는 전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전씨는 전날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남씨 어머니 집을 찾아가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혐의(스토킹처벌법 위반)로 체포됐다가 석방됐다. 남씨는 “전씨가 더는 연락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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