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돗물 발암물질 초과에 “우려가 현실로” “불안하다”
대구·경북 환경단체 “4대강 때문…녹조 심한 시기엔 농도 더 높았을 것”
육아카페 등 누리꾼들도 관련 연구결과 기사 공유하며 “물 끓여 먹자”
낙동강에서 취수한 대구·경북 지역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THMs) 농도가 기준치의 최대 1.7배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환경단체들은 “4대강사업 이전부터 우려해왔던 일이 현실화됐다”며 환경당국과 지자체를 비판했다. 대구시민들은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지만 대구시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7일 발표한 ‘녹조 잡겠다고 하더니 발암물질 놓친 환경부, 국민은 불안하다’라는 제목의 긴급성명에서 경향신문 보도를 언급하면서 “환경당국과 대구시는 뭘 하고 있었던 말이냐”며 “총트리할로메탄 농도 증가의 원인인 염소와 유기물의 반응과 관련해 녹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녹조가 심각했을 시기의 총트리할로메탄 농도를 공개하라”고 환경부와 대구시 등에 요구했다.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은 수돗물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염소 소독 과정에서 염소와 유기물질, 즉 물속의 오염물질이 반응하면서 생성된다. 보통 여름철에 반응이 활성화되는 탓에 농도가 높아지며, 정수장에서 수도관을 거쳐 가정으로 가는 사이 염소가 반응을 일으키면서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 단체는 또 “이는 4대강사업 전 환경단체와 수질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바이기도 하다”며 “4대강 보를 하루빨리 철거하거나 4대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지 않는 이상 이런 사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발암물질 기준치 초과 사실이 알려진 뒤 대구시민이 주로 가입돼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는 누리꾼들이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육아카페에서 익명의 이용자는 “취수원을 바꾸는 게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닌데 (불안하다)”고 했다. 이 카페에만 27일 오후 4시 기준 “불안하다” 등의 댓글 40여개가 달렸다.
대구시민 서모씨(43)는 “잊을 만하면 수돗물에서 독성물질이 나온다는 소식이 들린다”면서 “일단 수돗물을 끓여 먹을 예정이다. 대구시와 민간기관 등이 철저하게 검사해 빠른 시일 안에 결과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낙동강 수계 매곡·문산 정수장에서 생산하는 수돗물인 정수와 수도꼭지 수돗물에 대해 매월 총트리할로메탄 농도 검사를 하고 있다”며 “먹는물 수질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이어 “하절기(7~9월)에는 총트리할로메탄 검사를 매주 1회 이상 하고 있다”면서 “올해 모두 기준치(0.1㎎/ℓ) 이내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기범·백경열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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