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덕?…"탄소배출량 마침내 정점 왔다"

안경애 2023. 10. 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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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에너지 충격'이 신재생 전환 앞당겨
"올해가 정점일 듯"…석유 수요 정점은 2028년 전망
글로벌 탄소배출량 증감 추이 및 전망 <자료:IEA, 카본브리프>
글로벌 태양광 발전 증가 추이 및 전망 <자료:IEA, 카본브리프>

증가 일로를 보여온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올해 정점을 찍고 배출량 곡선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초 전망보다 2년 정도 빠른 것으로, 아이러니하게 푸틴이 일으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에너지 충격'이 세계 각국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영국에 본부를 돈 기후 관련 비영리단체 카본브리프는 26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에너지 사용과 산업으로 인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올해 정점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당초 IEA는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정점을 2020년대 중반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IEA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인해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올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카본브리프 측은 밝혔다.

이와 함께 카본브리프에 다르면 전세계 화석연료 사용량이 지난해 예상보다 2년 빠른 2025년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탄소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화석연료의 정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것.

IEA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태양광 발전 용량이 작년에 비해 69% 많을 전망이다. 또 전기자동차는 작년보다 2030년 20% 더 많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온 상승을 1.5℃로 묶어두기에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IEA는 경고했다. IEA는 그러면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고 에너지 효율 개선 속도를 2배로 높이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짚었다.

IEA는 매년 가을 연례 세계 에너지 전망(WEO)을 발표한다. 이는 기후 및 에너지 이슈와 관련해 가장 영향력 있는 연례 보고서 중 하나다. 이 전망은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데 이런 시나리오는 IEA의 '글로벌 에너지 및 기후 모델'을 사용해 개발됐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르면 2023년에 정점에 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화석연료의 종말을 가속화한 계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로 꼽힌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의 에너지에 의존하다가 러시아의 수출 제한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은 후 신재생 에너지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로 인해 석탄, 석유, 천연가스 수요가 모두 2030년 이전에 최고 정점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IEA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카본브리프는 석탄, 석유, 가스가 각각 2022년, 2028년, 2029년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토대로 세 가지 화석연료에 대한 전 세계 수요를 모두 합치면 2025년이 정점이 될 것으로 봤다.

IEA에 따르면 화석연료 인프라 신규 건설이 주요 지역에서 이미 정점에 달했다. 예를 들어 석탄 기반 철강, 시멘트 및 발전 용량의 성장은 각각 2003년, 2010년, 2012년에 정점을 찍었다. 내연기관 자동차, 오토바이, 트럭의 글로벌 판매량도 각각 2017년, 2018년, 2019년이 정점이었다. 가스 발전소 추가는 2002년에, 가스 보일러 판매는 2020년에 정점을 기록했다. 이 모든 지표는 10년 후 석탄, 석유, 가스 사용 감소를 예고하는 주요 지표라고 카본브리프 측은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와 가스에 대한 상당한 '과잉 투자' 가능성을 지적하며, 현재 투자 수준은 IEA의 1.5℃ 경로에 필요한 금액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IEA는 "단순히 석유와 가스 사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세계가 1.5℃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에너지 수요 증가를 충족하기 위해 청정 에너지 시스템의 모든 측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한편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탄소 집약도가 낮은 부문으로의 이동도 주목되는 점이다. 중국의 총 에너지 수요는 2020년대 중반에 정점에 달하고 청정에너지 사용이 급증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2023년 전세계 청정에너지 투자는 1조8000억 달러로 이미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1조 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고 IEA는 분석했다. 이런 격차는 향후 수십년 동안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이다. 2030년에는 청정에너지가 화석연료의 2.5배보다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각국이 1.5℃ 이하로 유지하는 데 성공한다면 2030년 청정에너지 지출은 4.3조 달러에 달하고, 화석 연료 투자는 60% 감소해 0.4조 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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