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함께] 인류의 종말은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 外

이지원 기자, 최아름 기자 2023. 10. 2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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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볼 만한 신간
세상이 망하는 다양한 방식
핵가족 다음, 핵개인의 시대
평범해서 특별한 도시 답사기
플랫폼 기업, 오해와 진실

「인류의 종말은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
위래·유권조·천가연·이아람·김도연·백승화 지음 | 황금가지 펴냄

세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망한다. 이 책은 여섯가지 종말 이야기가 담은 단편집이다. '제2의 종말 문학 공모전' 당선작인 '죽이는 것이 더 낫다'는 살의를 느끼는 특정 사상이 책을 매개로 빠르게 전염되는 세계를 그렸다. '제4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수상작인 '침착한 종말'은 인류의 종말이 인공지능의 투표로 결정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삼았다. 지구의 운명을 두고 외계인과의 한판 가위바위보 대결 이야기를 담은 '가위바위보 세이브 어스'도 함께 실렸다.

「멜랑콜리아 I-II(Melancholia I-II)」
욘 포세 지음 | 민음사 펴냄

202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의 대표작 「멜랑콜리아 I-II(Melancholia I-II)」가 노르웨이 뉘노르스크어 원전 번역본으로 출간됐다.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라스 헤르테르비그(멜랑콜리아 I)와 치매에 걸린 화가의 누이 올리네(멜랑콜리아 II)를 중심으로 써 내려간 하루하루의 사건, 착란, 번민, 고뇌, 기억의 편린들은 소외당한 모든 이들의 목소리를 되살린다. 아울러 욘 포세의 매혹적인 작품 세계를, 더불어 어둠을 가르는 눈부신 섬광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지음|교보문고 펴냄

'내일'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시대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기존의 기상 매커니즘을 벗어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인다. 조금이나마 준비와 대비를 하기 위해서다. 이 책은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예보한다.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일을 해온 저자는 "우리가 쪼개지고 흩어져 홀로 서는 '핵개인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핵개인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1」
김시덕 지음|북트리커 펴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산을 발견할 수 있다." 문헌학자인 저자는 2017년 여름부터 '도시 답사'를 시작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시작한 그의 답사는 전국의 농‧산‧어촌으로 이어졌다. 차도 없이 그저 발로 걸으며 '현재진행형인 한국'을 훑었다. 모든 것에 시선을 두는 그는 간판, 화분과 장독대, 공동주택, 버스정류장과 같은 평범한 것들을 '답사 포인트'로 제시한다. 평범한 것들에 시선을 두기 시작하면 특별한 여행이 시작된다.

「플랫폼 제국의 거인들」
조너선 A. 니 지음|청림출판 펴냄

메타, 아마존, 애플, 넥플릭스, 구글…. 지금 세상을 지배하는 플랫폼 기업들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플랫폼이 곧 혁신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IT 기업들의 성공을 바라보며 '플랫폼 망상'이 확산한 것뿐, 플랫폼은 오래전부터 어디에나 존재했다는 거다. 결국 플랫폼 뒤에 숨은 진짜 성공의 비밀을 깨달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책은 5개 플랫폼 기업의 복잡한 성공 미로를 추적한다.

「책장 속 그 구두는 잘 있는, 가영」
김가영 지음 | 라운더바우트 펴냄

스무살이 된 기념으로 하이힐을 신어 보고 싶었던 사람. 김가영 작가는 3살 때 근위축증 진단을 받은 후 글과 책에 깊게 빠져들었다. 8세 때 이주해 33세가 된 지금까지 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쓴 작가의 글은 따뜻하고 단단하다. 멀리 나갈 수 없는 대신 깊이 빠져드는 작가가 10년간 쓴 글 중 12편을 골라 펴낸 첫 에세이집이다.

「꽃은 피어서 말하고 잎은 지면서 말한다」
고찬규 지음 | 걷는사람 펴냄

소리 없는 소리를 오랫동안 들어온 고찬규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말'을 깊이 생각한다. 시인은 시와 노래의 진짜 고향은 상징에 묶여 있지 않은 '의미의 바깥'이라고 믿는다. 시인은 수많은 말 중 '나'와 '너' 사이에 이음쇠를 만들어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걸 깨닫게 하는 말의 가능성을 찾으려 한다. 폭력으로 던지는 말 대신 침묵으로 보듬는 말의 존재를 고민하게 한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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