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1년에 200% 상승·비정상 매매 땐 ‘투자경고종목’ 지정
한국거래소가 장기간 주가가 상승하고 매매가 비정상적인 종목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주가를 높여 시장 감시망을 피하는 신종 주가조작 사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거래소는 1년에 200% 이상 상승하고 매매 양태가 불건전한 종목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기 위해 시장경보 제도에 ‘초장기 불건전 유형’을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투자경고나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되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으며, 신용거래 제한 등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새로 만들어진 ‘초장기 불건전 유형’의 예고 및 지정 요건은 최근 1년간 주가가 200% 이상 상승하고 당일 주가가 최근 15일 중 최고가이거나 최근 15일 중 상위 10개 계좌의 시세 영향력을 고려한 매수 관여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가 4일 이상 지속되는 등 2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경우다. 지정 예고 후 10일 이내에 같은 사유를 재충족하면 투자경고 조치가 취해진다.
현재 시장경보 제도는 단기(3일·5일·15일) 주가 변동을 기준으로만 조치하고 있다. 단, 한국거래소는 코넥스시장 종목, 거래 개시일을 포함해 1년이 지나지 않은 신규 상장 종목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단기 급등을 이용한 과거의 불공정거래와 달리 장기간 주가를 끌어올리는 불공정거래가 최근 들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 중인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에서 영풍제지 주가는 1년에 걸쳐 700% 넘게 올랐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안에 초장기 불건전 유형을 도입해 시행할 계획이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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