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고 싶었는데”…그 날 ‘손’ 내민 사람들

최인영 2023. 10. 27. 21: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오늘(27일)부터는 그 날,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의 얘기를 다시 들어보려 합니다.

먼저 참사 당시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소방대원과 의료진을 만났습니다.

1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사이 무슨 생각을 하고, 뭘 고민했을까요?

최인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그날 밤 11시, 이태원 참사 현장에 도착했던 소방대원 권영준 씨.

[권영준/소방대원 : "켜켜이 이렇게 쌓여계시더라고요. 안 당겨지는 거예요. 위에서부터 꺼내야 되는데...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데 저 앞쪽에서는 계속 이제 의식 없는 분들을 끄집어내는 거죠. 그러니까 끊임없이 밀려 나오는."]

응급 의료진에게도 모든 것이 비현실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노영선/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광장히 삶과 사망에 대해서 굉장히 무뎌질 대로 무뎌져 있었는데 그렇게 한꺼번에 많은 사망자를 볼 기회는 사실은 흔치 않거든요."]

이들에게도 지난 1년은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노영선/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저도 사실 PTSD가 아예 없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니까 이제 한 달 동안 저녁에 불을 못 끄고 잤거든요."]

[권영준/소방대원 :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제가 심폐소생술을 했던 분들의 얼굴."]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권영준/소방대원 : "많은 부상자나 사망자가 쏟아져 나올 때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훈련을 좀 많이 하고 있고."]

[노영선/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인공호흡을 포함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시켜서 좀 더 빨리 환자들에게 산소가 도달할 수 있도록…."]

다 함께 고민해 보자고….

이번엔 모두를 향해 손을 내밉니다.

[권영준/소방대원 : "원인이야 어쨌든 누가 잘했든 못했든 간에 100명이 넘는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이 거기서 희생당했단 거는 우리 전체 사회 시스템이 뭐가 문제가 있다…."]

[심민영/국가 트라우마센터장 :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우리가 얼마만큼 사회적으로 잘 걸러낼 수 있느냐, 이를 테면 2차 가해라든가 어떤 분쟁이라든가 불필요한 어떤 정쟁이라든가…."]

[노영선/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왜 스위스 치즈라고 얘기하잖아요. 수많은 구멍이 모여서 결국은 화살이 지나가게 되는 건데, 여러 가지 수많은 구멍 중에 국가가 책임져 줬을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조창훈/영상편집:이태희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