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조의금, 딸 알바비' 잇단 기부…"아이의 뜻 심부름 한 것"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기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바람을 담으며 한 아버지는 "아이의 뜻을 심부름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그날 이태원 골목길을 걷다 그곳에서 별이 되어버린 고 신한철 씨.
유족들은 유품을 정리하다 또다시 가슴을 부여잡았습니다.
[신마음/고 신한철 씨 누나 : 남에게 피해 주지 않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런 내용을 (일기에) 써났더라고요. (동생이) 이기적이게 살지 못한 게 가슴이 아파가지고…]
고인은 한 장애인 시설에 7년여 동안 기부한 27살, 착실한 청년이었습니다.
[신현국/고 신한철 씨 아버지 : 저희 아들은 정말 착실하게 살았습니다. 늘 부족한 데 찾아다니고 남을 배려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지나치지 않았던 뜻을 이으려고, 그가 졸업한 초·중·고에 조의금 8800만원을 모두 기부했습니다.
취업 한 달을 기념하기 위해 동료들과 그곳에 갔던 고 신애진 씨도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반짝반짝 빛났던 25살 꿈은 잠시 멈추지만, 가족들은 그녀의 뜻을 이어갑니다.
[신정섭/고 신애진 씨 아버지 : (일기장에서) 모교에 장학금 주기, 모교에 건물 지어주기 버킷리스트를 보게됐어요. 저희는 아이의 뜻을 심부름을 한 거죠.]
모교에 기탁한 2억원은 생전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과 조의금입니다.
유족들의 바람은 하나입니다.
이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
남겨진 가족들도 다시 한번 마음 추스를 용기를 내봅니다.
[신현국/고 신한철 씨 아버지 : 159명이라는 젊은 사람들이 하늘나라로 갔는데 아이들 만큼이라도 편하게 잘 살 수 있도록…저희도 마음 추스르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영상그래픽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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