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워니없는 SK 물리친 현대모비스, 아킬레스건을 어떻게 극복했나

류동혁 2023. 10. 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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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김태완의 경기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김선형을 적극 마크하면서도, 현대모비스 메인 볼 핸들러로 좋은 어시스트를 여러차례 기록했다. 사진제공=KBL
SK 자밀 워니가 없는 골밑에 현대모비스 프림이 독보적이었다. 사진제공=KBL

[울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가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현대모비스는 27일 울산 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서울 SK를 78대67로 물리쳤다.

현대모비스는 케베 알루마가 20득점, 9리바운드, 이우석(15득점)과 서명진(11득점)도 맹활약했다.

SK는 자밀 워니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했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 SK는 3승1패.

SK는 리온 윌리엄스가 20득점, 11리바운드, 김선형이 12득점으로 분전했다.

▶전반전

경기 전 최대 변수가 생겼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자밀 워니가 결장. 지난 고양 소노전에서 불편했던 햄스트링 부위를 다쳤다.

다행인 점은 햄스트링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졌다는 점이다. 무리하면 뛸 수 있을 정도의 경미한 부상. 하지만 햄스트링이라는 특수한 부위라는 점과 예전 부상 이력 ��문에 전희철 감독은 3경기 정도 결장을 결정했다.

워니가 없지만, SK는 만만한 전력은 아니다. 김선형과 오세근 허일영과 오재현이 있고, 2년 연속 챔프전에 오른 경험이 있다. 리온 윌리엄스도 위력적이진 않지만, 매우 착실한 외국인 선수다.

SK는 착실했다. 김선형과 오세근을 중심으로 확률높은 공격을 구사했다. 김선형의 3점슛이 크게 튄 뒤 그대로 림에 들어가는 행운도 있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오픈 찬스에서 던진 중거리슛이 림을 외면했다. 게다가 급했다. 속공 상황에서 어이없이 윌리엄스에게 스틸을 당한 뒤 자유투 2개를 헌납하기도 했다. SK가 11-4로 리드.

경기 전, SK 전희철 감독이 가장 경계한 부분은 현대모비스의 공격 속도였다. 그는 "현대 모비스가 워낙 빠르다. 우리 선수들은 노련하지만, 나이들이 있다. 노인즈들이 잘 쫓아갈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했다.

결국, 초반 꼬인 현대모비스의 공격은 트랜지션으로 해결했다. 속공에 의한 함지훈의 자유투 2득점, 프림의 돌파가 나왔다. 게다가 현대모비스는 풍부한 활동력으로 SK의 공격을 거세게 압박했다. SK의 24초 바이얼레이션이 나왔다. SK 입장에서는 워니가 없는 단점이 나왔다. 12-10, 2점 차로 현대 모비스 추격.

SK는 2분을 남기고 윌리엄스를 빼줘야 했다. 국내 선수들로만 뛰었다. 워니의 또 다른 공백이었다. 게다가 1쿼터 SK는 자유투가 너무 부정확했다.

현대모비스는 알루마의 돌파가 성공했다. 서명진의 3점포가 림을 통과했다. 결국 20-17, 현대모비스의 3점 차 리드.

2쿼터 서명진의 3점포가 연거푸 림을 통과했다. 반면, 여전히 SK는 현대모비스의 강력한 압박에 활로를 뚫지 못했다.

31-23, 8점 차까지 벌어졌다. 단, 현대 모비스는 약점이 있다. 코어가 약하고, 흐름을 읽고 농구를 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 때문에 유리한 흐름을 잡았을 때, 상대 아킬레스건을 끊지 못한다. 오히려 어정쩡한 공격 루트, 턴오버로 스스로 흐름을 내준다.

김준일의 골밑슛까지는 좋았다. SK는 최부경의 골밑 돌파가 성공했다. 이때 김준일의 아웃 오브 바운스가 어이없이 실책이 됐다. 현대모비스이 상승세가 완전히 끊어졌다.

SK는 곧바로 응징했다. 김선형과 윌리엄스가 절묘한 2대2로 득점. 현대모비스는 또 다시 실책. 함지훈을 긴급투입했다. SK는 고메즈가 절묘한 랍 패스로 윌리엄스의 골밑슛을 이끌어냈다. 서명진의 3점슛 실패.

결국 8점의 리드를 그대로 날려버렸다. 그러자 고메즈가 3점포로 또 다시 응징. 34-31 SK의 리드.

현대모비스는 승부처 대처법이 미숙하다. 가장 확률높은 공격이 필요하지만, 소위 '날리는 공격'으로 스스로 흐름을 갉아 먹는다. 이우석 서명진, 프림이 있지만, 이 부분이 고질적 아킬레스건이다.

좋은 압박 능력, 리그 최상급 트랜지션, 풍부한 선수층을 가지고도 현대모비스가 우승후보로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다. 현대모비스 신예 코어들이 이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리그 최상급 선수로 성장하지 못하는 맥락과 이어져 있다.

위기를 맞자, 현대 모배스는 집중력이 살아났다. 이우석, 함지훈의 미드 점퍼. 김지완이 인상적이었다. 절묘한 패스로 프림과 2대2 공격을 성공. 이후 전광석화같은 속공을 이끌었다. 39-34, 현대모비스 5점 차 리드 전반 종료.

김선형은 고군분투했지만, 워니가 없는 상황에서 현대 모비스의 수비를 뚫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사진제공=KBL
SK 오세근. 사진제공=KBL

▶후반전

초반 이우석이 인상적이었다. 저돌적 돌파와 효율적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연속 4득점.

반면, SK는 워니가 없는 시스템에 적응이 쉽지 않았다. 김선형의 플로터가 빗나갔고, 오세근의 일리걸 스크린 파울이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프림의 미드 점퍼로 득점. 여기에서 현대 모비스의 대응이 중요했다. 김태완이 절묘한 랍 패스를 건넸다. 프림의 골밑슛. 김태완의 스틸. 현대모비스의 속공이 터졌다. 49-36, 13점 차 현대모비스의 리드.

컵대회부터 인상적 활약을 펼친 김태완은 공수에서 상당히 성장했다. 메인 볼 핸들러가 부족한 현대모비스에서 단비같은 존재다. 게다가 매우 빠르고, 수비도 터프하다. 절묘한 패스와 스틸에 의한 속공의 시발점이 됐다.

SK의 작전타임.

이때부터가 현대 모비스는 중요했다. 오세근은 김선형과 2대2를 통해 미스매치를 유도한 뒤 파울 자유투를 얻어냈다. 단, 이날 오세근의 자유투는 매우 불안했다. 전반전에도 2개 모두 실패. 이번에도 1구를 실패한 뒤 손가락 부상으로 코트를 빠져나갔다. 이번에도 김태완이 절묘한 어시스트. 골밑을 헤지테이션 드리블로 파고든 뒤 외곽 함지훈에게 완벽한 3점 오픈 찬스를 제공, 함지훈의 3점포는 림을 갈랐다.

52-37, 15점 차 현대모비스의 리드. 이때부터가 중요했다.

현대모비스는 프림과 김준일의 하이-로, 정확한 패턴에 의한 김태완의 패스, 프림의 미드 점퍼로 득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반면, SK의 외곽포는 말을 듣지 않았다. 게다가 현대모비스의 강한 압박에 쉽지 않은 슛을 쏴야만 했다. 단, 15점 차 이상 벌리지 못했다.

SK는 김선형의 유려한 유로스텝에 의한 골밑슛이 성공됐다. 3쿼터 1분24초를 남기고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왔다. 오세근의 포스트 업. 김준일의 수비. 이때 오세근의 스텝이 엉켰고, 심판은 파울을 선언했다. 오세근의 트레블링에 가까운 동작. 하지만, 오세근의 자유투 2득점. 결국 60-47, 3쿼터 종료.

4쿼터 초반, 11~13점 차 현대 모비스의 리드. 승부처에서 갑자기 흔들리는 현대모비스의 성향을 고려하면, 승부처였다.

윌리엄스가 강하게 골밑을 파고 들었지만, 김준일에게 오펜스 파울을 범했다.

부진했던 현대모비스 외국인 선수 알루마가 전광석화같은 돌파로 덩크슛을 꽂아넣었다. 9점 차로 줄어들 수 있는 점수 차가 13점으로 늘어났다.

단, SK는 확실히 노련했다. 오세근의 자유투 2득점, 허일영의 올 시즌 주특기 얼리 오펜스 3점포를 작렬시켰다. 56-64, 8점 차로 추격. 시간은 충분했다. 6분12초가 남았다.

현대모비스는 이우석의 3점포가 빗나가자, 함지훈의 팁 인. 한숨을 돌렸다. 이우석이 중요한 순간, 드리블 돌파 이후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SK는 여전히 끈질겼다. 고메즈와 윌리엄스의 2대2. 이후 김선형과 오세근의 속공이 성공, 다시 8점 차로 추격. 하지만, 강력한 변수가 발생했다. 윌리엄스가 이우석에게 파울을 범하면서 5반칙 퇴장.

그러나, SK는 수비에 성공한 뒤 김선형의 비하인드 백 패스에 의한 고메즈의 속공 득점으로 6점 차 추격. 확실히 저력이 있었다. 현대 모비스의 승부처 약점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승부처에서 현대모비스의 선택은 알루마의 1대1이었다. 오세근을 상대로 골밑 돌파에 성공. 하지만, 메이드가 좋지 않았다. 두 차례 공격 리바운드 이후 자유투 획득, 2구 실패 이후 직접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기도 했다. 이우석의 돌파로 2득점. 사실상 여기에서 승패는 결정됐다. SK는 워니의 공백이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워니가 없는 상황에서 SK는 역부족이었다. 올 시즌 트랜지션보다는 승부처 노련함과 세트 오펜스의 정교함이 장점인 SK다. 하지만, 그 정점에 있는 워니가 빠지면서, 현대 모비스의 트랜지션을 감당할 수 없었다.

김선형과 오세근의 2대2, 허일영의 얼리 오펜스에 의한 3점포도 현대모비스의 활동력에 막혔다.

현대 모비스는 3연승을 달렸다. 확실히 명과 암이 뚜렷한 팀이다. 활동력과 트랜지션, 그리고 풍부한 스쿼드에 의한 로테이션은 리그 최상이다. 단, 확실한 리더가 함지훈 외에는 없다. 승부처에서 흐름을 잡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승부처 확실한 득점 루트가 없다. 그러나, 끊임없는 움직임과 저돌적 압박수비, 그리고 전광석화같은 트랜지션은 확실히 강력하다. 게다가 이날 부진했던 2옵션 알루마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확실히, 현대모비스는 10개 구단 어떤 팀에도 패할 수 있지만, 승리할 수도 있는 '도깨비 팀'. 강력한 다크호스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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