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갑자기 10초 이내 멍하니…‘소발작’ 의심해보세요

김태훈 기자 2023. 10. 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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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세 발병, 스스로는 인지 못해
“집중력 저하 오인 말고 치료해야”
2번 이상 발작 땐 뇌전증 가능성도
조교운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뇌전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5~10세 어린이가 10초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멍하게 있으면 ‘소발작’일 수 있다. 여기에 특정한 이유 없이 2회 이상 발작을 보인다면 뇌전증이 의심되므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발작 증상이 작게 일어나는 소발작은 아이가 갑자기 불러도 반응이 없고 멍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고개를 떨어뜨리거나 입을 오물거리고 침을 흘리기도 한다. 아이는 발작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발작이 끝나면 곧바로 직전에 하던 행동이나 상황을 이어간다.

조교운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멍하다’는 얘기를 듣고 외래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중력 저하로 오인돼 증상이 심해지고 나서야 내원하면 치료가 늦어지므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체로 5세에서 10세 사이에 나타나는 소발작은 치료에 들어가면 경과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소발작도 뇌파 이상에 따라 전신 발작이 일어나는 것이어서 주의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쳐 청소년기에 다시 발생하면 다른 발작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장기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특별한 원인이나 신체적 이상이 없는데도 소발작을 포함한 발작이 2번 이상 생기면 뇌전증으로 볼 수 있다. 뇌전증은 뇌의 비정상적인 전기 방출로 뇌신경세포가 간헐적으로 흥분해 돌발적이고 일시적인 기능 이상이 반복해 나타난다. 뇌전증 발작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전신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떠는 증상을 보이는 운동 발작과는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발작 발생 시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

뇌전증 진단 환자 절반가량이 소아 연령대에서 나온다. 소아기에 발견돼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 2년 이상 발작이 없으면 약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 다만 뇌전증 질환에 대한 공포로 병원 방문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조교운 교수는 “많은 수의 소아 뇌전증이 자라면서 회복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며 “아이의 증상이 소발작이나 뇌전증으로 의심되면 소아청소년과 뇌전증 전문의와 면담해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필요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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