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세요···뇌졸중 ‘골든타임’ 3·6·4 법
3시간 이내 병원 방문 6시간 이내 혈전제거술 4개 증상 판단법 기억
국내 사망원인 4위, 세계 2위
25세 이상 4명 중 1명꼴 경험
“1분 전엔 ‘정상’…갑자기 발생”
뇌졸중은 국내 사망원인 4위, 세계 사망원인 2위인 ‘죽음의 사자’다. 세계뇌졸중기구가 제정한 ‘세계 뇌졸중의날’(10월29일)을 맞아 의료현장과 학계에선 ‘골든타임’ 안에 초급성기 치료를 가능한 한 빨리 받아야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뇌졸중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영구적 장애 또는 사망까지 이어질 위험이 크다. 세계뇌졸중기구가 발행한 2022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환자 1220만명이 새로 발생하며, 25세 이상 인구 4명 중 1명꼴로 살면서 뇌졸중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2021년 기준 뇌졸중 환자가 62만명에 달한다.
뇌졸중은 뇌혈관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 뇌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혈관에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 뇌경색과 혈관이 파열되는 뇌출혈을 아울러 일컫는다. 특히 뇌졸중의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은 치료를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희준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뇌경색 골든타임은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약이 가능한 시간으로,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라며 “병원에 방문해 검사와 약물을 준비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3시간 이내 와야 골든타임 안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경색이 나타나 혈전용해제를 투약한 뒤에도 큰 대뇌 혈관이 막혀 있다면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한다. 혈전제거술은 증상 발생 6시간 이내에 하는 것이 좋다. 다만 투약 후 뇌영상으로 뇌경색을 확인했다면 병변에 따라 증상 발생 후 24시간까지도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다.
뇌경색 발생 후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약한 경우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발병 후 3개월 시점에 혼자 생활할 수 있는 확률’이 2배 높다.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성공적일 때도 같은 시점 기준 양호한 예후가 나타날 확률이 2.5배 높아진다. 그 때문에 초급성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이후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심방세동 등 위험인자 조절까지 이어져야 치료 효과가 배가된다. 2차 예방치료는 항혈전제 복용으로 이어진다.
한국뇌졸중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뇌졸중 발생 후 3시간 안에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10년째 30%에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배 이사장은 “빠른 치료가 좋은 예후로 이어지기에 뇌졸중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몸의 좌·우측 중 한쪽의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린 느낌이 들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극심한 두통이나 어지러움, 눈이 갑자기 안 보이거나 하나의 물건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도 있다.
급박한 상황에서 뇌졸중을 판단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이웃·손·발·시선’으로 요약한 주요 증상 판단법을 제시한다. ‘이’라는 소리를 입으로 길게 내며 웃을 수 있는지, 두 손을 앞으로 뻗을 수 있는지, 발음이 명확한지,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지 등 4가지를 우선 확인하라는 것이다. 김태정 학회 홍보이사(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라 1분 전까지 정상이었더라도 1분 후에 뇌졸중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웃·손·발·시선’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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