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니 ‘눈물바람’···참지 말고 ‘뚝’

김태훈 기자 2023. 10. 2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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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계절성 안질환
‘눈물흘림증’
눈물길 확대술이나
약물로 개선 가능

가을에 등산·골프 등의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찬바람 때문에 ‘눈물흘림증’으로 안과를 찾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눈물흘림증은 대표적인 계절성 안질환이다. 대체로 심각한 병으로 여기지 않는데 원인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루증이라고도 불리는 눈물흘림증은 눈물이 과도하게 넘쳐흐르거나 눈 밑이 장시간 젖는 상태를 가리킨다. 눈물은 안구에 수분을 공급해주고 눈꺼풀과 안구 사이에 있는 미세먼지나 유해물질을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 흘러내린 눈물 일부는 눈물점부터 코눈물관까지 통로인 눈물길을 통해 배출되고 나머지는 증발한다.

눈물흘림증이 생기는 원인은 이 눈물길에 문제가 생겨 배출이 원활치 않거나, 또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눈물샘이 과도하게 자극받아 눈물 배출량이 많아지는 경우로 나뉜다. 눈물길을 통한 배출에 문제가 있을 때는 노화로 눈물길이 좁아지는 경우, 또는 코눈물관에 염증이 생겨 눈물 배출이 막히는 상태가 대부분이다.

선천적으로 눈물길이 막혀서 태어나는 선천 코눈물관 폐쇄 질환은 영아 시기에 시술로 치료한다.

배출 경로에 문제가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좁아진 눈물길을 넓히거나 막힌 코눈물관을 대신하는 새로운 눈물길을 만드는 방법을 쓴다. 최근에는 코눈물관 안쪽 병변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초소형 내시경을 통해 눈물길을 넓히고 결석을 배출시킬 수 있게 됐다. 이후 코눈물관 안에 실리콘관을 삽입하는 방법을 쓰는데, 예전보다 정확도와 성공률이 높아졌다. 만일 눈물길이 완전히 막혔다면 ‘눈물주머니 코안연결술’로 새로운 눈물길을 만들 수도 있다.

외부 요인으로 눈물이 과도하게 나오는 유형의 눈물흘림증은 대체로 건조한 환경이나 눈 시림 등의 자극 때문에 눈물층이 유지되지 못해 발생한다. 특히 눈에 직접적으로 차고 건조한 바람이 닿고 알레르기를 유발하기 쉬운 가을철에는 덥고 습한 여름보다 눈물흘림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그 밖에 속눈썹에 찔리는 자극이나 눈꺼풀에 생긴 염증 등도 ‘눈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으로 눈물이 과다하게 준비되는 증상을 유발한다.

눈물 배출량은 많지만 유지량이 적은 이 경우에는 눈물층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평소 눈꺼풀 염증이나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이 도움이 된다. 독서나 TV 시청, 컴퓨터 사용 등 눈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알레르기나 염증이 원인이라면 약물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일 때는 정도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최혜선 김안과병원 성형안과 전문의는 “특히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나타나는 눈물흘림증은 일상생활의 불편을 넘어 다른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도 있다”며 “원인에 따라 눈물흘림증 치료방법이 다르므로 증상이 지속하면 안과에 내원해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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