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난치 어린이에게 ‘특화된 치료’ 선물합니다

김태훈 기자 2023. 10. 2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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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첫 중증 소아 전담 병원
최근 인하대병원에 개관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역 내 환자들 접근성 향상
소아 응급 전문의 포함 23명
입원병상 규모도 2배 더 늘려
권이영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소아내시경으로 염증성 장 질환이 의심되는 어린이를 진단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이정희양(13·가명)은 최근 목에 혹이 자라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혹이 점점 커지면서 심한 통증을 느낀 이양은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소아청소년과의 혈액종양 전문의가 검사를 진행한 뒤 이양은 신경에 발생하는 희소암의 일종인 ‘악성 말초신경초종양’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과 항암치료에 들어간 이양은 순조롭게 치료를 받고 있다.

김승수군(13·가명)은 2020년 ‘선천성 적혈구형성이상 빈혈’ 진단을 받았다. 출생 직후부터 빈혈이 나타나 적혈구 수혈 치료를 받아왔던 김군은 잦은 수혈로 생긴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혈구세포 생성과 제거에 관여하는 비장을 떼어내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빈혈이 계속되자 인하대병원 의료진은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없애고자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를 이식하기로 했다. 어렵게 공여자를 찾아 받은 조혈모세포를 김군의 중심 정맥관에 주입하는 과정까지 마무리됐다. 현재 김군은 모든 혈액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들 어린이의 치료를 담당한 인하대병원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는 인천의 첫 중증 소아환자 전담의료기관으로 최근 문을 열었다.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는 지역 내 1·2차 병의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 소아환자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의료기관이다. 지난 5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로 지정된 인하대병원이 소아청소년과 분야에서 완결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지역 내 의료 접근성은 한층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로 지정하면 해당 병원은 중증 소아환자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정 기준 이상의 인력과 시설, 장비 등을 확보해야 한다. 복지부는 이를 전제로 해당 의료기관에 건강보험 수가와 함께 필수의료장비비 등 예산을 지원한다. 권영세 인하대병원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장은 “센터는 사회 전반적인 건강과 복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중증 소아환자 및 희귀 난치성 질환 환자의 진료 인프라가 균형적으로 구성돼 지역 내 소아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는 소아감염, 소아호흡기 알레르기, 소아신경, 소아내분비, 소아혈액종양, 소화기영양, 소아신장, 소아심장, 신생아, 희귀질환 등 세부 분야 전문의 17명과 소아응급 전문의 6명을 배치했다. 여기에 더해 소아외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이비인후과, 소아안과, 소아정신과 등 필수전문의 진료도 진행한다.

인하대병원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독립적인 조직을 설치하는 한편 센터 내 전문분야 간 유기적 연계·협력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환자 중심의 통합적인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이에 따라 소아 입원병상 규모는 2배 넘게 늘어나 100병상 이상으로 확대됐다. 성인병실과 구분된 소아 정신건강의학과 병상, 소아 전용 중환자실과 수술실, 실내로 연결 가능한 재활치료실 등도 들어섰다.

인천의 19세 이하 소아청소년 인구는 지난해 기준 48만1682명으로 전체 광역시 중 가장 많다. 하지만 인구 규모와 비교해 전문의 인력이 모자라 소아의료 전반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인하대병원 측은 이런 환경을 고려해 신설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소아 진료서비스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감소 현상에 대응해 인력 확보에도 앞장섰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중 일부에게 소아응급의학 세부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게 하는 등 치료 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해왔다. 권 센터장은 “중증·난치 소아환자들의 외래진료, 응급진료, 입원치료까지 모두 공백 없이 이어가겠다”며 “우리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의 건강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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