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선수들 ‘메이저 가는 길’ 점점 좁아지네
“마스터스 출전 자격 변경 없어”
커트라인 충족하기 어려워 울상
내년엔 9명만 ‘명인열전’ 가능
LIV 골프에서 뛰는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의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2024년 대회 출전 자격을 변경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ESPN 등 외신들은 27일 “마스터스가 LIV 선수들의 출전을 돕기 위해 출전 자격 기준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프레드 리들리 회장은 앞서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 제14회 아시아퍼시픽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참관하면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대회에도 LIV 골프 선수들의 초청 여부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우리는 출전 자격을 갖춘 선수들을 모두 초청한 바 있다”며 “2024년 대회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스템을 유지한다는 말인데, 공식 세계 골프 랭킹의 인증을 거부당한 LIV 골프에서 뛰는 선수들은 순위가 계속 내려가는 중이라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커트라인을 충족시키는 게 어렵다. 마스터스는 대회를 앞두고 특정 시점에 세계 랭킹 50위 이내 선수에게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
올해 마스터스에는 출전 선수 87명 가운데 18명이 LIV 골프 소속이었다. 그러나 2024년 마스터스에는 이 대회에서 우승 경력이 있는 필 미컬슨, 더스틴 존슨, 패트릭 리드, 버바 왓슨(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샬 슈워츨(남아공) 포함, 총 9명만 출전 자격을 갖췄다. 현시점에서 내년 메이저대회에 모두 출전할 수 있는 LIV 선수는 미컬슨, 존슨,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캐머런 스미스(호주)까지 5명뿐이다. 메이저대회 도전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LIV 선수들 사이에서 “이제 세계 랭킹은 선수들의 실력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대회 흥행과 직결되는 골프 스타의 출전을 아예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메이저대회들의 고민도 있다. 리들리 회장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회에도 이익이 되기 때문에 늘 살펴보고 있다”는 말로 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디오픈을 주관하는 영국 R&A 마틴 슬럼버스 대표는 “디오픈 출전 자격은 항상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도록 설계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부분과는 다른 성격”이라며 LIV 선수들을 위한 혜택을 별도로 마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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