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웨이크2 "세련된 내러티브, 호러 게임의 바이블"

김영찬 기자 2023. 10.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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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한 그래픽가 사운드가 시청각 공포 극대화, 자막은 개선 필요

레메디 스튜디오의 신작 '앨런 웨이크2'가 27일 출시됐다. 무려 13년 만에 나온 '앨런 웨이크'의 후속작이다.  

호러 장르는 단순히 귀신 또는 괴물이 튀어나온다고 해서 공포를 느끼는 건 아니다. 독자 앞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파헤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과정 곳곳에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적절히 배치하면서 등장인물의 서사가 가미되었을 때 비로소 공포심이 극대화된다.

앨런 웨이크2는 앞서 설명한 호러 장르의 정석과도 같은 요소를 적절히 활용함과 동시에 독특한 소재를 첨가해 높은 완성도를 실현했다. 특히 현실과 그림자 세계, 소설 등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레메디 스튜디오의 감각적인 연출로 극대화했다.

13년이나 지난 만큼 전작보다 발전한 점도 있었으나 그보다는 전작의 아이덴티티는 유지한 채 내러티브를 강화한 점이 눈에 띄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오랜만에 재밌게 즐긴 호러 게임이다. 앨런 웨이크2를 14시간 가량 플레이하면서 어찌나 손에 땀을 쥐었는지 모르겠다. 가까운 시일 내에 마우스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장르: 3인칭 서바이벌 호러



출시일: 2023년 10월 27일



개발사: 레메디 스튜디오



플랫폼: PC, PS5, Xbox Series X|S



■ 미스터리 서스펜스에서 호러 장르로 변화

앨런 웨이크2의 주 무대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브라이트 폴즈'와 '콜드론 호수'다. 플레이어는 FBI 요원인 '사가 앤더슨'과 전작의 주인공 '앨런 웨이크'를 번갈아 플레이하며 일련의 사건들을 파헤친다. 

사가 앤더슨 시점에서는 콜드론 호수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조사한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단서를 조합해 13년 전 사건과 현재 벌어진 살인 사건 간의 연결고리를 찾는다. 앨런 웨이크는 전작에 이어 어둠의 세계에 갇힌 상태다. 어둠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사건과 현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전작은 호러보다는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에 가까웠다. 앨런 웨이크2에서는 미스터리함은 유지하면서 공포감을 극대화했다. 손전등이 없으면 한 치 앞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다. 오로지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감이 유지된다.

이외에도 공포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게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그래픽뿐만 아니라 기괴하고 음침한 사운드도 긴장감을 유도했다. 스토리와 상관없는 파밍 단계에서도 "뭔가 튀어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게임 초반부부터 엔딩까지 긴장감이 이어진다.

 

■ 추리 게임을 방불케하는 독특한 시스템

- 게임의 주인공 '앨런 웨이크'
- 마음의 공간에서 단서를 분류하고 추리할 수 있다

'마음의 공간'은 앨런 웨이크2만의 독특한 시스템이다.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얻은 단서를 사가 앤더슨의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 직접 분류하고, 추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사건 보드에서는 단서를 나열해 스토리 진행 상황과 수사 과정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다. 프로파일링은 사건의 핵심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파악해 추가적인 단서를 얻는다. 

이는 게임 속에서 매우 중요한 장치다. 마치 진짜 FBI 요원이 되어 실제로 사건을 수사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해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또한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단서들을 사건의 타임라인에 맞게 분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플레어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내러티브를 전달한다. 

두 번째 주인공 앨런 웨이크는 '작가의 방'이라는 내면의 세계를 사용한다. 대표적인 능력이 '플롯 전환'이다. 작가인 앨런 웨이크가 소설 내용을 고쳐서 현실화하는 설정이다. 가령 창고를 파티 현장으로 바꾸거나 사건 현장을 의식 현장으로 바꿔 스토리 진행의 실마리를 찾는 방식이다.

 

■ 갓겜에도 옥에 티는 있다

- 자막이 한꺼번에 6줄이나 나와서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앨런 웨이크2에도 다소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으로 자막 문제다. 스토리가 게임의 핵심 요소일 뿐만 아니라 '소설'이 주된 소재인 만큼 플레이어에게 스토리를 전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게임 시작 컷신부터 자막 문제가 발생했다. 인물의 대화 음성과 자막 싱크가 맞지 않아서 진행 내용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가 힘들다. 또한 중간중간 어색한 번역체가 쓰이거나 일부 장면에서는 자막 텍스트 5줄 가량이 한꺼번에 나오는 등 완성도가 떨어졌다.

적의 종류가 적은 점도 아쉽다. 앨런 웨이크2의 주요 적은 그림자에 잠식된 인간이다. 약간의 외형 차이가 있긴 하나 인간 형태이기 때문에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비슷한 적으로 인식된다. 그나마 이번 작품에서는 동물이 추가됐으나 등장 빈도 수가 적어서 체감이 되진 않았다.

사가 앤더슨의 프로파일링 능력도 부족하다. 프로파일링이란 대상의 심리적, 행동적 특성을 분석해 행동을 예측하는 행위다. 그러나 앨런 웨이크2의 프로파일링은 초능력처럼 느껴진다. 분석 과정은 비슷하지만 예측보다는 단번에 정답을 찾아내는 방식에 가깝다.

 

■ 레메디가 선보이는 호러의 교과서

앨런 웨이크2는 뛰어난 몰입감과 초반부부터 후반부까지 유지되는 긴장감이 일품이다. 공포 게임에 익숙한 기자도 손에 땀을 쥐면서 플레이했다. 전작보다 발전한 그래픽 퀄리티와 몰입감을 더하는 신선한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내러티브를 전달하는 방식이 매우 뛰어났다. 뛰어난 시각, 청각 요소들이 공포에 무게감을 더했고, 중간중간 현실 인물들이 등장하는 컷신은 레메디의 감각적인 연출 능력을 극대화했다.

자막을 포함해 다소 아쉬운 점이 있으나 앨런 웨이크2가 가진 게임성을 해칠만큼 치명적인 이슈는 아니다. 미스터리 추리극 또는 서바이벌 호러 액션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앨런 웨이크2를 꼭 한번 플레이해보길 추천한다.

장점

1. 전작보다 발전한 내러티브 전달력



2. 공포감을 유지하는 시각, 청각 요소



3. 몰입감을 더하는 신선한 시스템



단점

1. 몰입감을 방해하는 자막 오류



2. 초능력처럼 느껴지는 프로파일링 시스템



3. 획일화된 적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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