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키운 불법 증축 '그때나 지금이나'…시스템은 허울뿐
참사 직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던 것들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도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가뜩이나 좁은 골목을 더 좁게 만든 '불법 증축물'이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부터 박지영, 최연수 두 기자가 짚어보겠습니다.
[박지영 기자]
1년 전 참사가 일어난 골목길입니다.
그날은 이 자리에 핼러윈 행사를 위해 만든 부스와 손님을 더 받으려고 지은 불법 건축물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도로 한 쪽에 툭 튀어나와 길을 좁게 만들었던 불법증축물은 이제 지붕이 사라지고 개방된 공간이 됐습니다.
늦었지만 제 모습을 찾은 골목길, 다른 곳도 바뀌었는지 가보겠습니다.
사고가 난 골목에서 1분 거리, 약 200m만 걸으면 나오는 곳입니다.
이렇게 여전히 도로 한 쪽을 차지한 불법증축물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참사가 일어났던 바로 그 골목만 바뀌었을 뿐 주변을 조금만 돌아봐도 불법증축물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태원 상인 : 철거를 하려면 다 뜯어내야 하는데… 보행에 그닥 많이 지장을 주지 않으면 (그대로 두는 게 낫죠.)]
주변 건축물대장을 다시 떼보니 사고가 난 골목 일대 5곳 가운데 4곳이 불법증축물을 철거하지 않은 걸로 파악됐습니다.
[최연수 기자]
이렇게 사고 현장과 가까운 곳도 잘 변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신종재난 위험요소 발굴센터'란 걸 만들었는데요.
지난 8개월 동안 신종 재난으로 논의한 것들을 살펴봤더니, 비브리오 패혈증, 용오름 현상, 전기자동차 화재 등입니다.
[임채성/경남 양산시 : 신종재난보다는 원래 일어났던 일을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 (관련한) 그런 정책을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그동안 논의한 회의록을 받아봤더니 A4용지 4장이 전부입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지 1년이 지났지만 이렇게 변한 건 거의 없고, 안전을 관리할 시스템은 여전히 엉뚱한 곳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신재훈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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