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이재용, 재판 출석... 다음달 17일 결심공판

결심공판, 2020년 기소 후 3년 만
2~3개월 뒤 1심 선고 전망
“삼성물산은 지배구조 피해주”
“3년 간 공소장 사실관계 다른 것만 확인”

27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7일 결심공판을 열기로 했다. 이때 검찰이 구형 의견과 구형량을 밝힌다. 재판에서 이 회장 변호인 측은 지난 3년 간 공판과정에서 밝혀진 것들이 객관적 사실관계에 반하고 법리에도 맞지 않는다”며 이 회장의 무죄를 호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2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 등에 대한 1심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 회장은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났다. 취재진이 취임 1주년 소회 등을 물었으나 아무말 하지 않은 채 법원으로 들어갔다.

7시간에 걸친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진술이 끝난 뒤 박정제 재판장은 다음달 17일 오전 10시에 최종 변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9월 기소된 지 3년 만이다. 이 회장은 경영권을 승계하고 삼성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집 합병에 위법하게 관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진행한 혐의를 받는다. 1심 선고는 결심공판으로부터 2~3개월 뒤 나올 전망이다.

이날 검찰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비율이 1대0.35로 책정된 것에 대해 “삼성물산은 지배구조 개편 피해주”라며 “삼성물산이 2015년 거액 손실이 예상됐는데 합병으로 극복했다고 주장하는데, 합병 이벤트가 없었다면 손실을 적극 찾아서 인식했을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이어 검찰은 “삼성 내부적으로 사업적 효과를 검토했다고 하지만 실무자 몇명이 책상에 앉아서 더하기 빼기를 한 거 가지고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왜 제일모직과 합병해야 하는지 검토가 없고 합병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 일정과 논리를 개발하는 과정만 확인될 뿐”이라고 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제일모직은 합병당시 여러 호재가 많았으나 삼성물산은 악재가 많았고 이에 국민연금이 합병 전에 제일모직 주식을 수천억어치나 순매수한 것”이라며 “삼성물산이 저평가됐다는 주장은 극히 일부의 의견”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제일모직이 합병안 통과 후 자사주 매입한 것을 두고 시세조종이라고 주장하면서, 2011~2013년 있었던 셀트리온의 3차에 걸친 시세조종을 사례로 들었다. 1차(2011년 5월~6월), 2차(2011년 10월~11월) 시세조종은 무혐의 처리됐고, 3차(2012년 5월~2013년 1월)에 대해선 서정진 명예회장이 벌금 3억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검찰은 “셀트리온 사건에서 절차, 규정을 모두 준수한 자사주 매입이란 이유로 면죄부를 받은 게 아니다”라며 “자사주 관련 규정 준수는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경영 판단 기준 중 하나로 고려할 뿐이고 3차 때 고가매수주문 등이 함께 기소돼 처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애초 자사주 매입 자체가 주가 관리 목적이고 다만 매매 태양이 매우 이례적인 경우 문제가 된다”며 “제일모직 자사주 매입은 고가 주문은 11.26%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대부분은 500원 정도 높은 주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 대부분이었던 1,2차는 불기소 되고 일반 계좌를 통한 거래가 대부분이었던 3차만 약식기소 됐다고도 말했다.

변호인 측은 “그동안 105회 공판기일을 거치며 양측이 제출한 증거만 2만3000여개, 증인신문 80명, 의견서 공방은 660개에 달한다”며 “그런데 3년 간 공판과정에서 밝혀진 것들은 객관적 사실관계에 반하고 법리에도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7시간 넘게 진행된 재판 내내 묵묵히 앉아 검찰과 변호인 의견을 들었다. 중간 휴정 시간에 물을 먹거나 기지개를 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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