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인해져라" 육성 실패 인정한 국민타자의 당부…1차지명 기대주, 화수분 부활 신호탄 될까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더 강인해져야 한다. 프로선수로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더 강한 마음이 필요하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난달 올해 기대 이하의 활약 속에 시즌을 접은 외야수 김대한(23)에게 남긴 메시지다. 김대한은 휘문고 시절 투타 겸업 유망주로 이름을 떨쳤다. 투수로 150㎞ 강속구를 뿌리면서 청소년 대표팀 4번타자를 맡을 정도로 투타 재능이 모두 빼어나 2019년 1차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구단은 김대한을 투수로 먼저 키워보려 했으나 선수 본인이 야수로 집중하고 싶은 뜻을 밝혀 그때부터 외야수로 뛰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 김대한은 자신의 잠재력을 전혀 터트리지 못하고 있다. 어쩌다 한번 날리는 홈런을 보면 파워는 진짜인데, 여전히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길을 찾지 못한 눈치다. 아직까지 1군에서 70경기 이상 뛴 시즌이 없을 정도로 백업으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1군 통산 성적은 103경기, 타율 0.203(192타수 39안타), 출루율 0.284, 장타율 0.349, 5홈런, 18타점, 27득점이다.
이제는 머리를 식히러 떠날 여유도 없다. 김대한은 이미 2020년 시즌 도중 현역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쳤다. 선수와 구단 모두 1차지명의 중압감을 떨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내린 결정이었다. 김대한은 전역하고 복귀한 지난해 51경기에서 타율 0.240(96타수 23안타), 4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육성해야 할 젊은 야수들을 집중적으로 봤고, 김대한의 타격 재능에 여러 차례 감탄했다. 김대한이 주축 외야수로 성장해 준다면, 두산이 자랑하는 화수분 야구의 명맥을 이어 갈 수 있었다.
그런데 부상이 앞길을 막았다. 김대한은 시범경기 막바지 오른손 중수골 골절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타격감이 워낙 좋았던 터라 이 감독 역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김대한은 올 시즌 33경기에서 타율 0.198(81타수 16안타), 1홈런, 7타점에 그친 뒤 2군에서 시즌을 마쳤다. 포스트시즌 엔트리는 언감생심이었다. 김대한은 퓨처스리그 일정을 마치자마자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로 향했다. 교육리그에서는 내야수 전민재와 수비 도중 충돌하는 과정에서 다쳐 치료를 위해 일찍 귀국해야 했다. 여러모로 안 풀리는 2023년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달 김대한의 올해를 총평하면서 "부상이 첫 번째 이유였고, 부상 후에 1군에 와서 본인 모습을 잘 못 보여 준 것 같다. 캠프 때 좋았던 밸런스를 유지하지 못했다. 1년 1년이 소중한데, 1년이 벌써 지나갔으니까. 선수 본인도 아쉽고 아깝고, 우리도 김대한에게 기대한 것들이 아직 경기력으로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덤덤하게 털어놨다.
이어 "조금 더 강한 마음이 필요하다. 군대도 다녀왔고,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지만, 프로에서 나이는 상관없다. 누가 잘하느냐에 따라 경기에 나가고 못 나가는 게 결정된다. 프로 선수로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강한 마음이 필요하다. 한번 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인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런 마음가짐이 아직 약하고, 1군 경험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능력을 갖춘 선수라 이제 발휘하는 것은 선수의 몫이다. 우리가 도와주는 임무는 여기까지"라고 덧붙이며 내년에는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길 기대했다.
두산은 올해 김대한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야수 육성에 냉정히 실패했다. 2022년 시즌 70경기 이하로 뛴 어린 선수 가운데 올해 70경기 이상 뛴 선수는 내야수 이유찬(104경기) 하나다. 이유찬은 개막 주전 유격수로 시즌을 시작했고, 첫 풀타임 시즌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2루수로 자리를 옮겨 또 자기 몫을 해내기도 했으나 후반기부터는 타격과 수비 모두 무너지면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또 다른 1차지명 기대주인 유격수 안재석 역시 부상과 부진 속에 고전하다 일찍 시즌을 접었다.
이 감독은 두산에서 첫해를 마무리하면서 "생각보다 젊은 야수들이 툭 튀어나오는 선수들이 생각보다 부진했다. 어린 선수들이 조금 더 올라와 주면 활력소가 된다. 내년에는 즉시 전력 자원을 만들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히려 스프링캠프 때 전력 외로 분류했던 선수들이 이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내야수 박준영과 박지훈이 주인공이다. 박준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포수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에 왔는데, 이적 당시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하고 있어 개막부터 함께하기는 어려웠다. 박준영은 7월부터 1군에 합류해 타격과 수비에서 여러 가능성을 보여줬다. 51경기에서 타율 0.228(127타수 29안타), 장타율 0.417, 4홈런, 17타점을 기록했는데, 득점권 타율이 0.310으로 높아 더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3루수와 유격수로 수비도 큰 실수 없이 해냈다.
박지훈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로 두산에 지명된 내야수 유망주다. 2021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 정도로 김태형 전 두산 감독(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다. 김재호, 허경민 등 쟁쟁한 선배들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2021년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현역으로 입대해 올해 6월 전역했다. 8월부터 1군에서 기회를 얻어 22경기에서 타율 0.211(19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교체 출전해 1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면서 올해를 마무리했다.
이 감독은 박준영과 박지훈 모두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라고 평가하며 흡족해했다. 두 선수가 스프링캠프부터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한다면, 내년 내야진에 좋은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으리라 바라봤다.
내야에서 박지훈과 박준영이 바람대로 두각을 나타낸다면, 외야에서는 김대한이 한자리를 차지하는 게 중요하다. 주전 외야수인 김재환과 정수빈이 나이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가운데 이제는 백업 이상의 기량을 갖춘 젊은 외야수가 튀어나와야 한다. 김대한과 함께 김인태, 조수행, 김태근, 양찬열, 송승환 등이 꾸준히 주전 외야수에 도전하고 있는데 아직은 타이틀을 거머쥔 선수가 없다. 김대한이 프로 6년차가 되는 내년에는 두산 화수분 야구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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