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정호원-강선희, 금메달. “파리에서도 금메달 따내자”[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한국 보치아 국가대표팀이 대회 내내 바라만 본 금메달을 마지막 날 2개를 한꺼번에 만지며 보치아 최강국 실력을 뽐냈다.
정호원(강원도장애인체육회)-강선희(광주장애인보치아연맹)는 27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보치아 혼성 페어 BC3 결승전에서 홍콩을 7-2로 가볍게 눌렀다. 김도현(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정소영(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서민규(경기도보치아연맹)가 한 팀을 이룬 BC1-2 단체전(혼성팀)에서도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8-4로 잡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금 2개, 은 4개, 동 1개를 따내며 최강국임을 입증했다.
정호원-강선희조는 1엔드를 0-1로 뒤진 채 마친 뒤 작전을 바꿨다. 임광택 감독이 “표적구를 약간 멀리 던져 싸우자”는 승부수를 던졌고 그게 맞아떨어졌다. 정호원-강선희조는 2엔드에서 4점을 올려 4-1로 역전하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전날까지 금메달이 없어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는 한국 선수들은 대회 최종일 활짝 웃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2002년부터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정호원은 “부담감은 있었고 어차피 내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오랜만에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기쁘다”고 말했다. 9살 누나인 강선희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호원이가 잘 해주리라고 생각했다”며 “호원이가 지시하는대로 따랐고 그대로 끝났다”며 공을 돌렸다.
정호원은 패럴림픽, 아시아경기대회, 월드컵 등에서 많은 금메달을 따낸 간판이다. 반면, 강선희는 국제대회에서 은메달만 땄다. 강선희는 “기쁨의 눈물을 한번도 흘리지 못했다”며 “드디어 금메달을 따자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보치아 BC3는 경기 파트너가 함께 뛴다. 이들 모두 메달을 함께 받는다. 정호원의 경기 파트너는 김승겸 대표팀 코치로 정호원과 13년 동안 생활해온 동갑내기 친구다. 정호원은 김 코치에 대해 “너무 고생했다. 너도 금메달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2년 동안 못난 코치를 잘 따라줘 고맙다”고 화답했다.
강선희 경기 파트너 박세열은 김선희 개인 트레이너다. 김선희는 농담으로 “파트너를 그만두라고 하려 했는데 내년 파리 패펄림픽까지는 같이 가야겠다”며 웃었다. 박세열은 “4명이 호흡을 맞춘 지 2년이 됐지만 종합대회 금메달을 처음 따 기쁘다. 누나 맛난 거 많이 사줘”라고 애교를 부렸다.
한국 보치아는 세계 최강국이다. 한국은 도쿄 패럴림픽까지 패럴림픽에서 9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정호원-강선희는 “실수를 줄이면서 더 세밀하게 훈련해 파리 패럴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항저우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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