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양평고속도로 특혜, `타진요` 떠올라"…야당 "장관 맞냐" 맹공

여야,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여부 공방
김민기·심상정 의원, 장관 답변 태도 지적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양평고속도로 의혹에 대해 "타진요를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가 야당 의원들로부터 질타만 받았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원희룡 장관은 "4개월 가까이 양평고속도로가 외압에 의해 특혜로 변경했다고 주장하는데, 단 하나의 근거도 없이 지엽적 사안과 실무자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며 '타진요'를 꺼냈다.

타진요는 지난 2010년 그룹 에픽하이 소속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한 인터넷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줄인 말이다. 대중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가리키는 관용구로 쓰인다.

이날 여야는 국토위 국감 마지막 날에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야당은 김건희 여사 일가에 특혜를 주기 위해 정부가 양평고속도로 노선을 바꿨다는 의혹에 집중했다. 여당은 생명력이 끝난 의혹이라며 여야간 평행선만 달렸다.

원 장관은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으로부터 사과 요구를 받기도 했다. 야당 간사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 장관에게 사과받을 것을 같은 당 소속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원 장관이 양평고속도로 의혹 제기를 '날파리 선동'으로 비하하는 등 일관되게 국회를 무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타진요를 꺼냈고, 김민기 위원장은 '타진요가 무슨 뜻이냐'라고 되물었다. 원 장관은 "찾아보라"고 짧게 응수했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는 장독을 왜 옮겼느냐고 묻자, '옮기고 보니 장맛이 더 좋아졌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잣거리에서 누가 길을 물어볼 때 답변하듯이 '찾아보세요'가 답변이냐"며 원 장관의 태도를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장독 깨지는 소리만 반복되는 것 같다"며 "누가 왜 변경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할 책임은 야당 의원들이 아닌 장관에게 있다"며 비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야당이 제시한 대안까지 모두 포함해 전문가에게 관련 검토를 맡기고, 결론을 내리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