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공고 전 '첨단기업' 인수…"남한강휴게소 사업자, 수상한 행보"
특혜의혹에 휩싸인 경기 양평군 내 남한강휴게소 사업방식 변경과 관련, 사업자가 입찰공고 이전부터 주요 낙찰 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정황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이소영(더불어민주당, 의왕·과천) 의원은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상대로 남한강휴게소 사업자가 관련 모집공고가 나기도 전 '첨단기술기업'을 인수한 데 대해 집중 질의했다.
올해 초 함 사장 취임 후 도로공사가 '첨단휴게소' 조성 등의 목표에 따라 국내 최초로 사후 민간자본 사업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선정된 사업자가 모집공고가 나기 한 달 전 대규모 사채까지 발행해 첨단기업을 인수한 게 석연치 않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해당 회사의 공시 내용 등을 근거로 들어 "입찰공고가 지난 7월 4일 났는데 6월 2일 위즈코프라는 회사가 105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타 회사 인수에 50억 원을 쓰겠다고 공시했다"며 "나머지 55억 원은 남한강휴게소 사업비 조달용으로 보인다. 모집공고도 나기 전에 어떻게 이런 과감한 사채 조달을 할 수 있느냐"고 함 사장의 의견을 물었다.
이 회사 시가총액(550억 원)의 5분의 1에 달하는 자금을 한번에 조달한 것으로, 확실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인지하지 않고 가능하냐는 것이다.
함 사장은 "회사 내부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까지 알 수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 의원은 "상식적으로 묻는 것이다. 아파트 살 때 청약 당첨도 되기 전에 대출을 받아 놓는 경우가 있나"라고 빗대어 재질문을 했다.
이에 함 사장은 "회사 내부적인 것에 저는 관심도 없고, 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나"라며 거듭 자신과 도로공사와는 무관함을 밝혔다.
그러자 이 의원은 "사업자 선정도 되기 전에 드림원시스라는 AI첨단기술 기업을 인수했다"며 "일곱 번 연속으로 여러 휴게소 입찰에서 떨어지던 업체가 첨단 휴게소하고는 거리도 먼데, (함 사장) 취임하고 입찰에 성공했다"고 했다.
이어 "낙찰 후 내야 되는 돈을 전환사채로 주식 희석까지 감수하면서 조달을 하는데 그게 상식적인지도 묻는 것이다"라며 "권력자나 내부자가 미리 정보를 주거나 낙찰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않고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함 사장은 "이 의원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저희들이 어떻게 특정 업체와 이해관계가 있겠나"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에 앞서 심상정(정의당, 고양시갑) 의원은 남한강휴게소에 관한 의혹을 언급하면서, 함 사장이 위즈코프 대표가 협회장인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와 지난 4월 토론회를 개최한 점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 때는 사업방식 전환 이전 시점이었다.
심 의원은 "휴게소와 관련된 토론이었고, 이익 단체와 토론한 게 됐다. 최첨단 휴게소인지, 최첨단 특혜인지 묻고 싶다"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질 수는 있지만, 남한강휴게소에는 왜 이렇게 '하필'이 많냐"고 의문을 던졌다.
함 사장은 "취임하고 전반적인 업무를 파악해 봤는데 특혜는 있을 수가 없다"며 "협회장을 제가 부른 게 아니고 특별히 아는 바도 없다. 무슨 개선을 이뤄 갈 것인지 등을 논의하기 위해 참여한 걸로 알고 있다"고 의혹에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이 의원은 도공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남한강휴게소의 민간업체 선정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국가 재정(229억 원)으로 남한강휴게소 시설을 거의 다(총 사업비 기준 85%) 지어 놓고 뒤늦게 민간사업자를 끌어들여 장기간(15년) 운영권을 보장해줬는데, 이는 업체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총장에서 대권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증권가의 이른바 '윤석열테마주'로 지목돼 주가까지 폭등했던 업체임을 강조하며, 대통령과의 연관성에 물음표를 붙이기도 했다.
당시 이 의원은 "공공예산으로 대부분의 사업비를 투입한 뒤 휴게소를 사후 민자 전환한 사례는 이 휴게소가 유일하다"며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에만 예외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오는 12월 문을 열 예정인 남한강휴게소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구간에 위치해 있다. 이 도로와 연결 예정인 서울~양평고속도로의 변경안 종점부(강상면 병산리)와는 약 1㎞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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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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