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 TV 안 본다고?…‘연인2’·‘강남순’은 다르다 [스타in 포커스]
TV드라마가 사라지고 있다. 월화·수목 드라마는 폐지 수순을 밟고 있고 방송사들은 차선책으로 주 1회 편성을 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시청률 하락세다. 또한 OTT 플랫폼과 스트리밍의 발전으로 TV드라마를 보는 시청층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플랫폼과 콘텐츠의 다양화 속 편성 자체가 줄고 있다. 주1회 편성 드라마들 또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오랜 TV 드라마 팬들은 아쉬움을 내비칠 수밖에 없다. 다행히 MBC ‘연인’ 파트2와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의 약진이 안방극장 1열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는 호평이다.
남궁민은 이 말을 증명했다. 4회까지 4~5%를 웃돌던 파트1의 시청률은 주를 거듭하면서 8%, 10%대로 뛰었다. 7회부터 꾸준히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탄 ‘연인’은 12.2%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소옆경2’을 꺾고 유종의 미를 거둔 ‘연인’은 스페셜 방송 등으로 한 달의 공백을 채웠다.
파트2에서는 이장현(남궁민 분)과 유길채(안은진 분)의 애절한 서사가 본격적으로 그려졌다.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라는 말처럼 사람과 사랑, 역사 이야기를 다뤘다. 당시 조선의 상황과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간 백성들의 처절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단순히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였다면 흥미가 떨어졌겠지만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이 펼쳐지고 역사적 배경이 더해져 몰입을 높였다. 두 인물을 둘러싼 주변인들 또한 입체적으로 표현됐다.
‘연인’ 파트2는 ‘옷소매 붉은 끝동’ 이후 부진했던 성적을 끌어올리며 ‘MBC는 역시 사극’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한국갤럽 리포트에 따르면 ‘연인2’는 10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기도. 2021년 ‘검은태양’으로 MBC 연기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남궁민이 또 다시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유미, 김정은, 김해숙이라는 신선한 조합이 기대를 모았던 바.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세 사람은 K여성 히어로물이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초능력을 가진 세 모녀가 힘을 합쳐 마약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파헤친다. ‘강남순’에서는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들, 그들의 차진 대사를 볼 수 있다. 특히 ‘할머니 히어로’로 분한 김해숙의 변신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해숙은 제작발표회에서 ‘전무후무한 할머니 히어로, 노년의 뜨거운 사랑’을 보여줄 수 있어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1회 4.3%로 시작한 시청률이 4회 만에 10%에 가까운 9.8%에 등극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힘쎈여자 도봉순’ 이후 ‘힘쎈 세계관’의 확장을 잘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박보영, 박형식의 특별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5회 7.3%로 떨어졌던 시청률은 6회에서 8.1%로 반등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전반적으로 레거시 미디어의 위기라고 하는데 두 작품은 시청층을 잘 겨냥한 작품으로 보인다. ‘연인’은 기존 TV드라마 시청층인 중장년층과 기존의 사극 팬층이 있다. 쉽게 수용할 수 있고 익숙하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다. ‘강남순’도 마찬가지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시원한 사이다 전개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작품이고 여성 시청자들을 메인 타깃으로 끌어내면서 다른 시청자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코미디가 들어가있다. 전반적으로 대중적이고 보편적으로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며 “플랫폼의 다양화 속에서 레거시 미디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전략을 잘 짠 사례”라고 짚었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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