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순익 15.7조로 선방···이자장사 여전

한동희 기자 2023. 10. 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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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별로는 KB금융 4.3조 '최대'
상반기 꼴찌 우리, NH농협에 앞서
금리·환율 급등에 증권사 이익 줄어
저축은행·일부 카드사도 실적 부진
[서울경제]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가 올 3분기 누적 기준 약 15조 7000억 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 같은 기간(15조 8267억 원)에 소폭 못 미치지만 전반적으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우려가 제기된 데다 경기 악화와 대출 부실 등에 대비한 충당금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쌓았음에도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늘면서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여전히 높은 은행 의존도를 문제 삼아 ‘이자 장사’를 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하나·NH농협금융과 앞서 실적을 내놓은 KB금융·우리금융 등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합계 순이익은 15조 64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주별로는 KB금융이 4조 37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3조 8180억 원), 하나(2조 9789억 원), 우리(2조 4380억 원), NH농협(2조 450억 원) 순이었다.

5대 지주의 3분기 실적은 막대한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5대 지주의 3분기 누적 충당금 규모는 8조 68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조 3194억 원(161.6%)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 47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4% 늘었다. 하나금융의 경우 3분기 충당금 전입액이 441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1722억 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바뀐 회계 기준 때문에 이자이익이 줄어든 NH농협지주를 제외한 4대 지주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30조 24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의 총영업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70%를 웃돌았다. 우리금융이 88%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이 79%로 2위였다. 신한금융과 KB금융도 각각 73%, 70%로 뒤를 이었다. 누적 기준 이자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8조 8472억 원을 기록한 KB금융이었다. 수익성 지표인 NIM이 2.09%로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은 덕분이다. 이어 신한(8조 313억 원), 하나(6조 7648억 원), 우리(6조 6000억 원) 순이었다.

상반기까지 효자 역할을 했던 비이자이익은 3분기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금리·환율 급등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비이자이익의 핵심 항목인 수수료 이익이 성장세를 보인 곳도 있었다. 특히 하나금융은 누적 기준 1조 6964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NH농협지주도 전년보다 83.5% 늘어난 1조 3932억 원을 나타냈다.

3분기 실적의 또 다른 특징은 증권사 등 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도드라졌다는 점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투자상품 관련 충당부채 등의 영향으로 이번 분기 18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2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줄었다. 하나증권은 143억 원의 누적 당기순손실을 나타내며 손실 기조를 이어갔다.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도 실적이 부진했다. KB저축은행과 NH저축은행은 각각 226억 원, 37억 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하나저축은행의 경우 33억 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209억 원)과 비교하면 손익이 84.1% 급감했다.

일부 카드사도 실적이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18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1% 줄었다. 하나카드와 신한카드 역시 이번 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274억 원, 469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3.1%, 20.2% 감소했다. 한 지주사 관계자는 “올해 은행의 자산 건전성은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은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부실 자산 집중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5대 금융지주가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지만 4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세가 무뎌질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특히 은행 실적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NIM이 상반기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추세인 데다 금융 불안이 여전한 만큼 충당금 전입액은 한동안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신한금융은 이날 3분기 주당 525원의 분기 배당을 결의하고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정했다. 또 하나금융은 주당 600원의 분기 배당을 확정했다. 우리금융은 3분기 그룹 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180원을 확정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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