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없어요” 전세가격 수억원 ‘쑥’… 아파트 전세대란 경고등

오은선 기자 2023. 10. 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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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27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2414건을 기록했다.

이처럼 매물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 등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전세매물은 나오는 족족 거래되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전세수요가 줄고 아파트로의 쏠림현상도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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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5만→3만건으로
가격은 4억씩 뛰는데도 나오는 족족 거래
“입주물량 부족 심각… 내년 전세대란 올 것”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일부 수요가 몰리는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수억원씩 오르고 매물은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전세 거래량은 늘어나 ‘전세대란’의 초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에는 입주 물량까지 줄어 전세난을 미리 우려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2414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1월까지만 해도 5만건, 지난 5월까지 4만건대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매물 건수가 크게 줄었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사 앞의 전세 안내문. /뉴스1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세가격은 계속 상승세다. 송파구의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27일 12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1월엔 8억원대로 거래된 바 있다. 성동구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 전용 59㎡도 지난달 18일 7억7000만원으로 거래됐는데, 지난 3월 5억8500만원 거래에 비하면 2억원 오른 가격이다. 강북도 마찬가지다. 은평구 ‘북한산힐스테이트1차’ 전용 84㎡ 전세가격은 지난 2월 4억원에서 이달 5억6000만원으로 손바뀜됐다.

전세가격 상승세는 입주장에서도 나타난다. 내년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고 입주 물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세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다음달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의 전용 84㎡ 전세 시세는 지난 7월 11억 원에서 이달 13억 원대로 뛰었다. 이 단지는 총 6702가구에 달한다.

이처럼 매물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 등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전세매물은 나오는 족족 거래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27일)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1만6964건 중 전세 거래는 1만337건으로 전체의 60.9%를 차지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세매물은 없어지는데 거래는 많이 되고 있다는 의미는 기존 전세 세입자들이 본인 집에서 계약을 연장했다는 의미기도 하고, 새롭게 나오는 전세 매물들은 나오는 대로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수요가 늘어난 배경을 보면 전세자금대출 금리의 인하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최고 연 6%대까지 상승했던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최근 연 3%대까지 하락하면서 전세 수요가 증가했다. 금리 상승과 함께 하락했던 전세가격도 수요 증가에 한몫했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전세수요가 줄고 아파트로의 쏠림현상도 원인이 됐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기존에는 전세수요가 빌라나 다세대로 분산이 됐는데, 이제는 전세 사기 등의 여파로 아파트로의 전세수요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 초만 해도 역전세난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제 역전세난은 완전히 끝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전세대란’의 초기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내년에는 입주 물량이 크게 줄면서 본격적인 전세대란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 5627가구로 추정되는데, 이는 올해보다 40%가량 감소한 규모다.

박 교수는 “10년 전인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계속된 전세대란 양상과 지금이 똑같은 모습”이라며 “전세시장은 경기침체와 별개로 일단 수요자들이 당장 거주해야하기 때문에 입주 물량이 부족하면 전세대란은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도 “공급 부족 이슈가 계속해서 커지고, 비아파트 임대 시장 기피 현상이 길어질수록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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