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끌고 전장 밀고…쑥쑥 크는 LG전자
생활가전· 전장 쌍끌이…"2030 미래비전 달성 순조롭다"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과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사업이 실적을 쌍끌이했다. 생활가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주력 사업의 역할을 톡톡히 했고, 전장 사업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미래 성장동력으로서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가전·전장 쌍끌…BS는 적자
LG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0조7094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2% 감소한 수준이다. 전장 사업을 영위하는 VS사업본부를 제외한 전 사업부문의 매출이 줄어든 결과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5% 증가했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여전히 적자 상태지만, 이를 제외한 전 사업부문이 선방하며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사업본부별로 보면 주력 사업인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50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말 성수기에 앞서 이뤄진 마케팅 자원투입 확대에도 생산, 구매, 물류 등 오퍼레이션 전반의 경쟁력이 높은 수익성을 견인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가전 수요 감소 영향에 0.2% 줄어든 7조4574억원에 그쳤다.
전장 사업도 역대급 실적을 내며 전사 실적 향상에 큰 몫을 했다. VS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2조5035억원, 영업이익은 40.4% 늘어난 1349억원이었다. 매출은 3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은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른 3분기 영업이익률은 5.4%였다. 시장 기대치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최근 수년간 매출성장률을 넘어서는 높은 수주 증가에 따라 투입되는 연구개발비가 늘고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한 운영 비용 상승도 지속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수익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높은 신규 수주로 인한 선행 투자가 계속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 속도는 더딜 수도 있지만 향후에도 매출 확대에 기반한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적자 사업이었던 VS사업본부는 지난해부터 성장 속도를 높이는 추세다. 여기에는 높은 수주잔고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가 기반이 됐다. 전장 사업의 수주 잔고는 연말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원 규모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머지않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사업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E사업본부는 영업이익 11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요 회복 지연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자원투입을 효율화하고, 수익성이 높은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성장에 따른 수익구조 다변화 등을 이어간 덕이다. BS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1조3309억원, 영업손실 205억원을 기록했다. IT 수요 둔화 여파로 매출과 수익성이 다소 약화됐지만,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를 약 40억원 줄였다.
미래의 LG 만들어 간다
LG전자는 이번 호실적이 '2030 미래비전'의 원활한 추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월 가전을 넘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2030 미래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한 3대 동력으로는 △B2B 성장 △Non-HW(비하드웨어) 사업모델 △신사업 확보를 꼽았다.
LG전자 측은 "미래비전 3대 동력이 각각 △성장 주도(B2B) △수익 창출(Non-HW) △기업가치 제고(신사업)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미래비전과 함께 제시한 '트리플 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 이상)' 목표 또한 순조로이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이번 매출 성장에는 전장, HVAC(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 확대가 주효했다. 올해 들어 LG전자 매출에서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B2B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대비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일단 한 번 궤도에 오르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B2B 매출액을 4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성숙 사업인 가전, TV 등에 콘텐츠·서비스, 구독 등 Non-HW 영역을 결합하는 사업모델 혁신도 높은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전까지는 판매 시점에 일회성 매출과 이익이 발생했다면, 플랫폼으로의 사업모델 변화로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가능해져서다.
LG전자는 4분기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더욱 가속할 계획이다. 연말 성수기에 접어드는 주요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전장 사업을 앞세운 B2B 고성장을 지속하며 매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교한 수요 예측 기반의 효율적 사업 운영 기조를 통해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주요 가전제품의 판매 확대와 전기차 부품 사업의 성장을 기반으로 매출 증가를 꾀하고, 효율적인 비용 집행 및 제공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TV 사업의 경우 내년을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이슈로 글로벌 수요 회복 및 소비심리 회복에 불확실한 요인이 존재한다"며 "다만 내년을 기점으로 TV 수요가 전반적인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돼 지역별 현지 유통사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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